홍정화(가천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최근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소위 신자유주의 여파에 따른 양극화 현상 내지 취약계층의 확대는 고용창출과 취약계층보호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이라는 새로운 기업유형을 태동시켰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 유형은 유럽에서 활성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유럽에서는 1991년 이탈리아의 사회적협동조합법 381호에 근거한 사회적협동조합(social cooperatives)의 발전 이후에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관련 법률에 근거하여 발전해왔다.

최근 아시아에서도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사회적 기업이라는 명칭으로 법률적 기초를 마련하고 이를 발전시키고자 한 시도는 한국에서 최초로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200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사회적기업육성법」에 의하여 ‘사회적 기업’이 인증ㆍ육성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정의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이 법령에 의해서 인증된 사회적 기업은 644개, 예비사회적기업은 1,324개에 이르고 있으며, 고용인원도 34,000명으로 양적인 성장을 이루어냈다.

최근 정부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정책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넓히는데 기여하고 있다. 승자위주의 경제정책이 우선시되던 그 동안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결정 경향을 되돌아 볼 때, 사회적 기업의 육성을 통한 고용창출과 취약계층의 보호 등 다양한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은 적절한 것으로 인정받을 만하며,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주도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요구되는 사회적 기업의 전략이 지나치게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 또한 존재한다. 특히 경제 침체하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창출과 사회서비스의 확장을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내용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실행되어 사회적기업이 실질적으로 육성된 지 5년 정도 지난 상황에서 섣불리 사회적 기업에 대한 경제적 및 사회적 평가를 하는 것은 아직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조화로운 통합을 추구하려는 정책목표가 우리나라 기업사회에 잘 정착될 수 있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설계와 초기 정착과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적절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에 대한 연구결과가 실무에 적용하는데 구체성이 결여된 듯하며, 연구성과에 대한 평가도 미흡한 실정이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최근의 주요 연구결과들을 보면, 다음과 같은 점을 주목할 수 있다(장영란 2011 : 이광우 2008 등 참조).

첫째, 사회적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체적으로는 사회적기업의 필요성에 대하여 매우 긍정적이나 상대적으로 실무자들이 경영자들에 비하여 중요도를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무자들이 사회적기업에 근무하며 보람과 사명감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회적기업이 그 동안 달성한 성과수준에 대하여 사회적기업의 종사자들의 인식정도는 긍정적이기는 하나 매우 만족스럽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둘째, 사회적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사회적기업의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최고경영자의 역량이 높을수록, 종업원 역량이 높을수록, 회계시스템의 운영이 좋을수록, 사회적기업인증시 성적이 높을수록 사회적기업의 경제적성과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동부 주관으로 실시한 사회적기업가 교육과정 이수와 사회적기업의 지배구조는 경제적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사회적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최고경영자의 역량이 높을수록, 종업원 역량이 높을수록, 사회적기업가 교육과정을 잘 이수할수록, 회계시스템의 운영이 좋을수록, 사회적기업의 지배구조가 민주적일수록, 사회적기업인증시 성적이 높을수록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성과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사회적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사회적기업의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성과간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사회적 성과는 경제적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기업이 취약계층의 고용이나 사회서비스 제공 등과 같은 사회적 기여를 많이 할수록 경제적 성과가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사회적기업의 경제적 성과가 우수할수록 사회적 성과는 낮아지며, 사회적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적 성과 달성을 희생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섯째, 사회적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사회적기업의 경제적 성과가 높을수록, 그리고 사회적 성과가 높을수록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기업이 경제적 성과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사회에 기여를 하여 사회적 성과를 달성하여야만 지속가능한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섯째,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의 성공요인에 대한 결과에 의하면, 전략적 요인, 사회적 기업가 정신, 경영역량, 조직적 요인, 사업환경 그리고 사회적 네트워크 등을 성공요인으로 들 수 있으며, 이들 요인들과 사회적기업의 성공 여부(성과)간의 관계를 검증한 결과 전략적 요인, 사회적 기업가 정신, 사업환경 및 사회적 네트워크 요인은 사회적기업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곱째, 향후 사회적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지원보다 기업적 역량을 키우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서 확인되었으며, 이를 위해 제도의 개선과 지속적인 경영지원, 상품개발의 지원 및 대기업의 연계시스템 도입 등이 요구된다.

이상과 같은 연구결과들을 정책에 반영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통하여 사회적 기업이 지속가능한 벌전을 할 수 방안이 모색될 수 있으며, 또한 적절한 경제적 평가 내지 재무적 평가기준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