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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사회적기업’ 통해 경제성장 이뤄야”

코트라, 캐나다·미국 등 사회적경제기업 45개 성공사례 분석

캐나다 세인트 미셸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쇠락의 길을 걸었던 지역이었다. 지역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졌던 광산업이 쇠퇴하자 쓰레기메립지로 전락하고 활기를 잃었다. 사회적기업 ‘라후토’는 쓰임새가 다한 물건과 공간에 주목했다. 재활용 원자재를 활용해 원형 서커스극장과 학교를 세웠고, 지역은 다시금 생기를 얻었다. 현재 세인트 미셸은 세계적인 서커스 예술도시로 부상하면서 곤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장소가 됐다.

빈곤에 따른 갈등 해결은 전세계 모든 국가의 숙제다. 최근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증가했으나,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실업난은 깊어졌으며 빈부격차는 심화됐다.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서비스만으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EU 등 주요국은 ‘사회적경제’ 개념을 도입해 지역사회 구성원이 도시재생과 빈부격차,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은 대표적인 사회적경제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동시에 이익을 창출하는 영업활동을 한다. 시민활동가의 열정과 발상의 전환, 창의적 문제해결을 바탕으로 여타 영리기업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미있는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사회적경제기업은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 특히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외국처럼 사회적경제를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KOTRA)는 19일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의 사회적경제 기업 45곳의 성공사례를 발표하고, 이를 우리나라의 미래 혁신 창업모델로 제시했다.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시장에서 환영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KOTRA에 따르면 사회적경제기업은 지역살리기형(지역문제해결), 사회봉사형(취약계층지원), 투자활용형(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 등 세 유형으로 나뉜다.

지역살리기형 사회적경제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는 캐나다 ‘라토후’다. 재활용 원자재를 이용해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하자 관광객이 몰리고 지역 경기가 살아났다. 저소득층, 비행 청소년들을 교육시키고, ‘태양의 서커스’ 본사가 이전해온 덕에 서커스나 무대장치 관련 일자리가 늘어났다.

사회봉사형 모델로는 미국 ‘디씨 센트럴 키친’이 꼽힌다. 워싱턴 지역 음식점에서 팔지 못할 음식을 기증받거나 등급 제외 등 상품성 없는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해 취약계층에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봉사활동에서 시작됐다. 그러다 일회성으로 제공되는 노숙자 급식 프로그램을 영구적인 방식으로 바꾸려던 고민이 사회적경제기업 창업으로 이어졌다. 취약계층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면서 직업교육을 병행했다. 사업 초기에는 기부금 수익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학교급식도 확대되고 새로운 메뉴도 개발되면서 기업의 수익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투자활용형 사회적경제기업하면 손꼽히는 곳은 프랑스의 SOS 그룹이다. 소외계층에게 의료 지원, 주거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들을 음식, 커피가게 등에 직접 채용하기도 한다. 나아가 빈곤국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보건, 주거, 교육 분야의 사회적기업 설립과 투자를 주도해 정부보조금이나 기부금 없이도 재정자립이 가능한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1984년에 설립돼 현재 1만7000명의 직원, 44개의 사회적기업 자회사, 해외 18개 지역 283개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총 매출액도 8500억원에 달한다.

KOTRA는 우리나라도 사회적경제기업을 통해 사회문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초기단계여서 지원과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다. 미국은 1994년에 10억 달러 규모의 지역개발금융기관(CDFI) 기금을 조성해 지역문제 해결에 나섰다. 캐나다의 퀘벡주도 민간과 주정부가 매칭기금을 통해 제도권에서 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운 초기의 사회적 기업들을 지원한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양적 확대가 이뤄지고 있지만, 선진국처럼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기업의 기여도 역시 아직 미미하다. EU의 사회적경제기업 고용비중은 전체 고용 대비 6.5%인 반면 한국은 1.4%에 불과하다.

KOTRA는 “사회적경제기업은 정부지원과 더불어 지역사회에서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모델로 유리한 측면이 많다”며 “우리나라도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사회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을 모두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ksen@ksen.co.kr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