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대학 교육 변화 패러다임 대응의 자세
4차 산업혁명.
「대관절,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길래?」 라는 주제로 국내에만도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전문가 강연이 1,000회 이상 진행되었고, 명견만리라는 TV프로그램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이었던 윤종록 차관이 AI(Artificial Intelligence), 빅데이터, IoT(Internet of Thing) 센싱, 무인자동차,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이 거대한 새로운 물결의 방향과 그것이 가져다줄 미래사회의 모습과 더불어 그에 걸맞는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는 어떠할지는 여전히 궁금하기만 하다.
거대한 물결을 마주하는 대한민국의 당면 과제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앞으로 10년 후인 2026년부터는 대한민국도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고 한다. 현재 베이비부머 세대는 5명의 부양자가 1명의 부모세대를 부양하는 수준이나, 초고령화 사회가 되면 1명의 부양자가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 역시 자식교육과 부모세대 부양으로 인해 정작 본인의 은퇴 이후의 삶의 질을 보장할 만큼의 충분한 경제력을 준비해두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일본과 한국의 고령화가 다른 점은 일본이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한 후에 맞은 고령화 위기였으나 우리는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넘어가지 못한 시점에서 벌써 고령화 위기를 맞닥뜨렸다는 것이다. 게다가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이르는 기간도 일본은 36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노후난민”의 양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잃어버린 20년’을 일컬어지는 일본의 장기침체는 흔히 자산가격 붕괴로 인한 내수위축에서 왔다고 하나, 근본적인 이유는 단카이 세대(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저하에 있다. 최근 국가부도를 겪은 그리스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2016년의 한국은 배고픈 시절을 겪었던 과거 세대와는 달리 절대 빈곤의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된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세대를 불문하고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그러한 모습들이 SNS와 미디어에 투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술에서 촉발된 글로벌 트렌드인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자 그대로, 혁신의 정도가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는 산업혁명 같은 일들이 우리 세대에 일어나는 중이다. 혁명(Revolution)이란 기존의 사회체제를 Revolve(회전) 시킨다는 개념이다. 사회체제를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이를 통해 일상의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는 것이다. 아직 체감하는 정도는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매일매일 일어나는 작은 변화는 느끼지 못하더라도 이것이 우리 자녀들의 세대에서 박물관에 길이 남기고 회자될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럼 혁신과 혁명이 다른 이유는 어디에서 올 것인가? 혁신은 혁명이 일어나게 하는 시발점이라 본다.
4차혁명을 촉발하게 되는 혁신의 대표적인 예는 우리가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보았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올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 등 사회 전 분야의 혁명을 피부로 겪게 될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의 모든 공정 프로세스에 센싱이 부착되어 공정이 자동화·고도화되고, 공장의 폐기물이 초례할 자연 피해를 산술적으로 계산해내며, 다음 단계의 생산 불량률을 정확히 계산해낼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에 반영될 기술 가치를 정해야 한다. 인공지능 무인자율자동차가 사고 시 선택할 알고리즘, 가령 내가 다치더라도 많은 사람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나를 보호할 것인가? 와 같은 가치판단의 영역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를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를 통해 비로소 인간에게 이로운 제품, 가치, 프로세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AI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인공지능 기술은 그 자체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지식과 경험이 축적된 빅데이터,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와 같은 시스템과 맞물려야 한다. 인공지능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학습하고 판단하여 더 나아가 IBM Watson 시스템을 통해서 환자를 진단하고 기존의 법령과 판례를 빅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기준에 따라 법률을 자문하므로 인간이 최초에 저지를 수 있는 범위의 실수를 미연에 판단하여 알람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더하여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센서 역시 우리가 센싱하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인간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지각하지 못할 정도로 센싱 해주는 기술이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을 감지하지 못하고 엘리베이터에 끼게 하는 수준의 현재 센싱 기술에서 미래의 자원과 탐색의 공간이 될 우주공간에서도 오작동 없이 센싱하는 기술로 발전해야 한다. 또한 무인자율자동차에서 사용될 센싱은 센싱을 통해서 사람들이 지각하고 여러 가지 불확실한 미래 상황을 판단해야할 수준으로 민첩하고 실시간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사물인터넷(IoT)을 통해서 모든 사람과 사물이 인터넷 프로토콜로 연결되는 Hyper-Connected 사회가 되려면 그러한 연결이 보다 신뢰할 만하고 안전한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자, 그럼 4차 산업혁명에 준비하는 대학 교육 변화 패러다임의 자세를 몇 가지 제안해보고자 한다. 인공지능 기술처럼 4차혁명을 가속화 할 만한 AI, 빅데이터, IoT(Internet of Thing) 센싱, 나노기술, 바이오유전자기술, 무인자동차,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카 등의 기술로 인해 새로운 시장과 플레이어가 쉽게 출현함으로써 경쟁은 더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은 치열한 기술과 자원의 경쟁 속으로 들어가는 대신, 공동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그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현실에 가능하게 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이끌어내는 것에는 무한 상상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무한 상상력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현재 여러 가지 대학에서 강의되고 있는 전략, 경영혁신, 블루오션 전략, 신기술 기획 등등의 과목은 수많은 지식의 인풋을 담고 있다. 하지만 지식의 인풋에 머무르지 않고 그 인풋이 공동체의 파이를 키우는 아웃풋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여러 가지 경쟁에 드는 비용(Competition Cost)를 줄이는 대신, 많은 주체들을 경제적 주체 인구로 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 경제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이다. 또한 이러한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가진 주체들이 경제활동을 할 때 기존의 2차, 3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었던 하드웨어 개발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간 지향의 소프트웨어적 사고로의 전환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적 사고의 전환으로 한 가지 경영프로세스 사례는 다음과 같다. 최근 경영프로세스에서 대두되고 있는 “애자일 프로세스(Agile Process)”란 일을 작게 쪼개고, 우선 순위를 가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며, 언제나 요구 사항 변화에 민감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애자일 프로세스는 마이크로소프트社에서 성공적으로 활용하였던 경영프로세스 방법으로 이것은 예전 일본의 JIT, 6시그마처럼 하나의 정형화된 방법론을 지칭하는 용어는 아니다. 애자일(Agile)이란 단어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변화에 민첩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다양한 개발 방법론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기업에서는 프로그래밍 기법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소셜커머스 업계 1위에 오른 쿠팡이 지난 2012년 전격 도입하여 주목을 받았던 방법론이다. (강진구, LG Business Insight 2016)
첫 째, 경쟁을 피하는 방안으로는 사회적 혁신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자신이 생활하는 지역사회의 변혁을 가지고 올 사회적경제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사람은 늙어도 경제는 젊어질 수 있을 것이라 학자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세대에 맞아떨어지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대안이 필요하다. 100세의 쇼크를 축복으로 반전시키는 정책제안을 한 삼성경제연구소, 김태유 교수의 “은퇴가 없는 나라”라는 책에서는 우리의 삶은 50대 전후로 은퇴를 맞이하기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세대 간의 분업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세대 간의 분업화 전략이란 서비스업에 몰려 있는 청년세대를 제조업 분야로 옮겨 생산성 증대를 꾀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서비스업의 빈자리에는 노년층을 배치하자는 것이다. 창조적 혁신적 업무에 뛰어난 청장년층은 제조업을 포함한 생산 가치창출 분야에 주력하고 고령층은 세일즈와 법률자문 및 가치를 이전하는 곳에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일모작이 유지되면 2025년에 이르러 실질생산량이 2010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겠지만 이모작 고용체계가 확립된다면 총생산량은 일모작 체계와 비교해 2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은퇴가 없는 나라”의 책에서 시뮬레이션으로 도출한 결과이다. 고용과 교육이 제도적 뒷받침을 할 때 곧 맞이하게 될 초고령화 시대에 대한 능동적 대처가 가능하다.
둘 째,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보다 빠르고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속도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그에 비롯된 경제, 정치, 문화의 양상을 바꿀 것이지만 이러한 변화의 방향은 결국은 인간 중심으로 더 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서 4차 산업이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동반성장을 위해서 고령화 인구들도 경제 인구로 끌어들이고 경제인구로 첫발을 떼는 우리의 자녀세대들을 위해서 인생이모작 플랜을 세워야 할 때이다. 또한 한국 내의 경제적 파이를 글로벌 경영의 무대 진출을 위해서는 우리의 상상력에 한계를 두지 말고 그 상상하는 것 중에서 이루어지는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의 경험을 축적해야할 때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패러다임 역시 협력적인 혁신가를 양성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협력적인 혁신가야말로 미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긍정적 예측을 하는 리더쉽을 발휘하여 무기력한 사회분위기와 침체되어 디프레션 상태에 활력을 주는 에너지원이 되어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학 교육에서 인간에 대한 연구로 인정과 이해가 더 고도화되어야 하는 시기에 살고 있다. 따라서 대학 교육은 이러한 혁신의 반향에 반응하고 민첩하게 반응하는 “애자일”의 키워드를 이해하고 다가오는 혁신의 물결에 몸을 맡기며 인간이 추구하려는 방향과 가치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인간을 이해하는 협력적인 혁신가가 되어야 하며 대학에서는 그 선두에 서 있을 준비를 하고 계시리라 믿는다. 협력적인 혁신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시 돌아가 나 혼자 모든 권력을 쥐고 나 혼자 모든 것을 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주변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협력적 리더쉽을 가진 능력을 함양해야 할 것이다.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테크노경영대학원
주임교수 홍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