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함께 걷는 사회적기업, ‘여럿이함께’
SEN&안양대학교 사회적기업 탐방기
송혜미
안양대학교
8월 20일 수요일, 대학생 사회적기업 연구 동아리 ‘SEN(Social Enterprise Network·사회적기업 네트워크)’ 회원과 사회적기업에 관심 있는 안양대학교 학생들이 한국사회적경제신문 주재로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사단법인 여럿이함께(이하 ‘여럿이함께’)를 방문했다.
‘여럿이함께’는 푸드뱅크를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과 함께 먹을거리를 나누는 사회적기업이다. 공존, 공생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이웃들이 사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 음식을 나누기도 하는 등 결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럿이함께’ 윤상형 대표의 투철한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2003년 용인시에 둥지를 틀고 지역의 든든한 돌보미로 활동하고 있다.
윤상형 대표는 “모든 생명과 공존, 공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제과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 푸드뱅크 사업에서 간식이나 빵, 떡 등은 기부업체가 드물어 늘 물량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자원봉사자로 시작해 곧 유급직원을 고용하여 빵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제품의 이름을 ‘나눔빵’으로 정했다. 곧 용인시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어 ‘여럿이함께’로 새로이 출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갈등이 많았다. 지원받는 인건비는 1인당 96~97만 원이었으나 생계를 생각하면 최소한 150만 원 이상은 줘야 했다. 여기에 보험 뿐 아니라 고용노동부 표준 근로기준도 지키기 때문에 늘 일이 바쁘고 밀리기 일쑤였다. 제도는 좋았으나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려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인건비를 지원받으면 더 힘들어진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관의 소개나 지원보다 사회적기업 협의체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끌고 운영하였다.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럿이함께’는 더욱 단단해졌다. 2014년 현재, 기부와는 관계없이 일정 수준으로 물량을 맞출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다. 나누는 마음도 더욱 커졌다. 올해는 이동식 무료 급식소인 ‘사랑의 밥차’를 시작했다. 1~2주에 한 번씩 필요한 곳에 가서 음식을 나누는 활동이다.
윤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청년에게 영감과 비전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애당초부터 ‘가치’가 나 자신을 이끌어가야 하거든요. 일에 대한 가치가 나를 졸지 않게 해야 해요. 잠시 나태해지면 뒤에서 ‘너 그러면 안 돼’라고, 나를 깨워서 앞으로 데려가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뒤에서 밀어요. 그러다 보니 일 때문에 치이고, 일 때문에 힘들고 그래요. 이런 점에서 볼 때 사회적기업은 정말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나 혼자가 아니라 당신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사회적기업은 굉장히 뜻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빠른 길보다는 바른 길을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나는 누구지? 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나는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이지? 무엇 때문에 한 발 한 발 걷지? 라는 질문에 대한 철학이 분명히 있어야 해요. 그리고 내가 어떠한 일을 할 때 거기에 내 가족과 이웃이 포함되어야만 해요. 그래야 대명분이 되고, 그 대명분이 밖에 나갈 때 옆 사람을 통하게 되고, 자연스레 옆 사람이 참여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사회적기업도 마찬가지로, 자신에 대한 발견이 되어 있으면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부터 시작해 이웃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가면 혼자 가는 것보다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이번 ‘사회적기업가와의 만남’ 행사에 참여한 안양대학교 학생은 “사회적기업을 하려는 젊은이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고 싶다는 윤 대표님의 말씀이 인상 깊다. 나누고 어울리며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중요한 일인지 깨달은 시간이었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혜미
한국사회적경제신문 기자
안양대학교 사회적기업동아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