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느끼는 ‘수줍은 사회적경제’
양진춘
(사)경기도사회적경제협의회 기획팀장
사회적경제(Social Economy)는 자본보다 사람을 우위에 두는 경제개념이다. 이윤창출이 최고의 목표인 자본주의경제의 대안적 개념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우선으로 하며 공동체의 보편적 이익실현, 민주적 의사결정, 노동중심의 수익배분, 사회 및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가치를 추구한다.
사회적경제 기업이 스스로 자립을 하려면 우선 핵심요소인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지원 방식을 벗어나 자립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방향을 협회 와 각 지역공동체 및 자치단체와 함께 고민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소기업 위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판로개척을 하는데 애로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재정지원도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지 않으면, 재정지원에 신청조차 할 수 없는 기업들이 많다. 한국사회적기업진훙원과 여러 민간협회, 협의회에서 많을 도움을 주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피부로 실감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번에 경기도사회적경제협회가 출범하면서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자 했다. 그 시도 중 하나가 SETV(사회적경제 TV), SEmarket(사회적경제 쇼핑몰) 등이었다. 무료로 방송 광고를 제작해드리고 쇼핑몰에 입점을 권유하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서고자 했지만 막상 현실에서 계획을 실행하고 부딪혀보니 만만치가 않았다. 사회적경제 기업이 규모가 작기 때문에 방송 광고 제작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또 자사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없어 쇼핑몰 등재 또한 늦어지고 있다.
‘착한 소비’가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일, 중견기업이 할 수 없는 일을 지금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먼저 실천해야 한다. 그러려면 사회적경제 기업이 홍보활동을 하거나 브랜드를 알리고 민•관의 도움을 받는 일에 거부감을 나타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적경제’라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과 노동을 위한 소비, 공정무역, 공정 임금이라는 원칙을 지키고 건전한 노동 환경 안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거래하자. 가난한 생산자에게 정당하고 공정한 대가를 지불해서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것이 사회적경제이다. “소비로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회”라는 표어처럼, 우리가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나와 나를 둘러싼 사회의 모습은 달라진다. 우리의 소비는 나의 만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우리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경제 기업이 힘을 쏟을수록 많은 소비자가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 더 나아가 사회적경제를 알게 될 것이다. 이런 부분이 확실히 갖춰지면 자연스레 사회적경제는 자생력을 갖추고, 더 많은 소비자가 찾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