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적경제신문 KSEN 김인효 기자 |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春分)을 맞은 가운데 서울역 쪽방촌 온기창고가 봄 내음으로 가득 찼다. 기업이 대표적인 봄나물 ‘냉이’와 각종 야채·과일 등을 담아 후원하는 ‘비타민 꾸러미’가 전달돼 온기창고를 찾은 쪽방 주민들은 봄기운을 안고 돌아갔다.
서울시는 3월 19일부터 서울역 쪽방촌 온기창고에서 ‘비타민 프로젝트’ 시범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정기후원으로 진행되는 온기창고 지원사업으로, 이날 비타민 꾸러미 250개를 시작으로 4월부터는 매달 700개씩 전달될 예정이다. ‘온기창고’는 기존에 선착순, 줄서기 방식으로 이뤄졌던 쪽방촌 후원 물품 배부 방식에서 벗어나 쪽방 주민이 배정받은 적립금 한도 내에서 필요한 물품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가져가는 서울시 운영 쪽방촌 특화형 푸드마켓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90%가 1인가구인데다 취사 시설 등이 마땅치 않아 제철 식품을 섭취하기 어려운 쪽방 주민을 위해 지난 '13년부터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주거취약계층을 지원해 온 ㈜하이트진로의 후원(연간 5천만 원 규모)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번 달 ‘비타민 꾸러미’ 속에는 사과·한라봉 1개씩과 냉이, 대파, 감자, 양파 등(7천 원 상당)이 들었으며 이들 식재료를 활용한 ‘3월의 요리’로 냉이국, 감자양파버섯볶음이 추천됐다.
전달식이 열린 19일에는 서울시, ㈜하이트진로, 서울역쪽방상담소 관계자들이 직접 ‘비타민 꾸러미’ 영양·건강 정보와 추천 음식을 소개하며 주민 반응을 살폈다. 뿐만 아니라 조리를 할 수 없는 어르신 등 건강취약 주민을 위해서는 쪽방상담소 간호사 가정방문을 통해 과일 꾸러미를 전달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서 쪽방 주민에게 꾸러미를 제공하기까지 제철 식품 유통과정 상 어려움이 있었으나 ㈜하이트진로의 지분투자회사인 미스터아빠(식자재 유통플랫폼)와의 연계를 통해 새벽배송 등 과일, 채소 등을 신선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쪽방촌 지원을 12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온기창고가 생긴 뒤로 마주하는 쪽방 주민들의 표정이 훨씬 밝고 건강도 좋아지셨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서울시와 협력해 쪽방 주민을 위한 의미 있는 나눔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충현 서울시 복지기획관은 “쪽방 주민들이 신선한 식재료로 ‘건강한 집밥’을 드실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쪽방 주민이 더 건강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세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