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 청년들의 공동체로 살아남기 - 청년 주거 문제, ‘사회주택’이 답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 주관 토론회
청년 주거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주택’이 그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8일, 국회 의원연구단체 ‘청년플랜 2.0’과 ‘민달팽이 유니온’이 주최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이 주관한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 ‘민달팽이 청년들의 공동체로 살아남기’가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사회·공유주택의 의미와 가능성을 살펴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1부 첫 순서로는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문제와 맥락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은 재고가 턱없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신규공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회는 제한되어 여전히 주거복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최 연구위원은 정부 재정에 대한 의존도가 큰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공공, 공급자, 수요자 등 여러 주체가 소요 비용을 분담하게 되는 사회주택의 공급이 유력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강세진 이사는 정부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수요집단을 3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했다. 먼저, 장애인, 고령자 같은 주거약자와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로 이루어진 ‘경제활동제약계층’은 주거비보조와 공공주택 입주자격이 주어진다. 또한 ‘장기무주택계층’ 역시 주거비융자와 공공주택 입주자격이 주어지지만 ‘청년계층’은 정책적으로 공백이 있어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청년계층을 사회주택의 주요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2부에서는 사회·공유 주택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공작소’의 신지예 대표와 청년주거협동조합 ‘모두들’의 김이민경 활동가의 실제 사례 발표를 통해 사회·공유주택의 현재 상황과 어려움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오늘공작소’는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부흥주택(50년대 열악한 서울시의 주거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공공 주택 중 하나)을 임대하여 입주 청년이 직접 본인의 집을 설계하고 공사한 후 주거 공간을 마련토록 했다. 이 방법은 직접 리모델링을 함으로써 인건비를 줄이고, 소외지역을 되살리고, 나아가 시니어와 청년이 어우러질 수 있다는 효과도 나타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모두들’은 ‘모여라 두더지들’의 줄임말로, 터무니없이 비싼 집값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이 어렵다면 우리의 집을 만들자’는 취지로 설립되어 청년주거난을 해결하고자 활동 중인 단체다. 부천지역에 3회에 걸쳐 두더지 하우스를 오픈했으나 입주조합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인과의 공동생활에 대한 부담감과 불편함 때문이다. 현재 ‘모두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례발표에 이어서 사회·공유주택의 제도 개선에 관한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의 김란수 박사는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서 주택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의 적극적 개입의 필요성과 비영리민간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협동조합이 전문성을 강화하고 운영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임대계획팀의 남정현 팀장 역시 앞으로의 임대주택은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민간임대사업자 등 민간부분과의 협력, 지원을 통해 공급,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달팽이 유니온의 권지웅 위원장은 청년단체들이 가진 자본금으로는 주거문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며 이들 단체의 역량을 키워주는 수준에서 정부가 이들과 손잡고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미비한 청년주거정책으로 청년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섰다. 아직 나아갈 길이 멀지만 이들의 노력이 공공, 민간의 노력과 함께 이루어져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본다.
신현진
한국사회적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