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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의 꿈, 여성기업의 꿈 - 꿈꾸는 자작나무

마을기업의 꿈, 여성기업의 꿈


- 꿈꾸는 자작나무



 


박경은


마을기업 <꿈꾸는 자작나무> 원장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한다. 서점에 가면 성공하는 법에 대한 책이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동시에 석권하고 있다. 이런 단편적인 현상만 보더라도 성공을 향한 사람들의 열망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세상 모두가 성공 대열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지금 현재의 나 역시 성공한 사람은 아니다. 다만 성공하고 싶은 사람일 따름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그래서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그들에게는 모두 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행스럽게 내게도 역시 오래된 꿈이 하나 있다.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것!


그렇다고 절대 오해는 마시길. 여성기업을 만들어서 돈방석에 앉겠다는 게 아니다. 여자들이 모여서 일하며 행복을 느끼면 좋겠다는 얘기다. 그 꿈 덕분일까? 몇 년 전 취미 삼아 시작했던 목공예 공방이 지난 20137월 안전행정부로부터 광명시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그런데 마을기업이 되고 나니 개인 목공예공방을 운영하던 때와는 달리 사명감,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마을기업으로서 갖는 사회적 책임 때문일 것이다.


 


41-6-1-2 꿈꾸는 자작나무 사진 사업장(작업장).JPG


 


괜한 욕심내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결해가기로 했다. 나는 주부이자 엄마다. 그래서 해결 포인트 또한 주부와 엄마로 삼았다.


 


먼저, 주부다.


꿈꾸는 자작나무를 찾는 이들 중에는 일은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있다. 그들에게 일하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다. 일을 통해 자아를 찾고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결혼으로 인한 이주여성들에게도 대한민국에서 당당한 한 여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현재 꿈꾸는 자작나무에서는 제2의 인생을 꿈꾸는 경력단절 여성들과 결혼 이주 여성들이 자신의 숨은 재능을 열심히 개발 중이다.


 


다음은, 엄마다.


요즘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꿈이 없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그리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주고 미래를 설계해 가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광명 시립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직업체험 재능기부 수업을 갔을 때 알게 된 한 아이는 지금 2년째 꿈꾸는 자작나무공방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다. 한 아이에게 작지만 한 줄기 희망을 줬다는 사실은 되려 내게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그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광명시 초, , 고등학교 미술수업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갈등 중인 또 다른 아이에게 꿈을 제시할 수도 있겠다는 기분 좋은 기대감 때문이다.


 


41-6-1-3 꿈꾸는 자작나무 사진 체험학습.JPG


 


이렇게 꿈꾸는 자작나무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사람들이 늘어가자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책임감이 생겼다. ‘꿈꾸는 자작나무를 찾는 이들에게 뜬구름 같은 비전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비전을 제시해야겠다는 것. 고민 끝에 판촉물 제작이라는 솔루션 카드를 생각해 냈다. 가구 주문제작으로는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목공예품, 다시 말해 핸드 메이드라고 해서 가격이 비쌀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스런 판촉물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것도 공장에서 똑같은 형태로 무한정 찍어내는 게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정성스런 판촉물 제작이 가능하다. 인력 풀은 이미 갖춰진 상태다. 문제는 주문이다. 그래서 지난해 연말부터는 영업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꿈꾸는 자작나무가 마을기업이다 보니 관공서 문을 두드리게 됐다. 관공서에서는 지금껏 보지 못한 스타일의 판촉물에 긍정적인 호감을 보인다. 하지만 행정적인 절차로 넘어가면 다음 기회를 약속해 보자는 아쉬운 답변을 종종 듣게 된다. ‘꿈꾸는 자작나무의 실력 부족일 수도 있다. 그런데 마을기업은 사회적기업에 비해 힘에 부치는 게 눈에 보일 때가 있다. 비단 꿈꾸는 자작나무의 희망사항은 아닐 것이다. 아마 대한민국의 모든 마을기업들은 세상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널리 홍보하고 싶어할 것이다. ? 자신 있으니까.


 


꿈꾸는 자작나무는 마을기업이다. 그리고 여성이 주가되는 기업이다. 마을기업이건 사회적기업이건, 여성기업이건, 남성기업이건,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열정을 쏟아 부으면, 꿈은 이뤄질 테니까.


 


41-6-1-1 꿈꾸는 자작나무 사진 사업장(전시장).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