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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경험과 기대는 사회적경제기업의 가장 큰 자원입니다 - 권연순(좋은터 대표)

사람에 대한 경험과 기대는 사회적경제기업의 가장 큰 자원입니다


 




권연순


좋은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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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사회적이란 말이 어울립니까?” 얼마 전 모임에서 만난 지역의 기업가 한 분이 제게 물으셨습니다. 퇴직 전 거의 대부분의 삶을 비영리조직, 복지신문기자, 사회복지현장가로 살아왔고 이제 창업 2년차인 제가 30년 기업가인 그 분에게 무엇보다 경제는 사회적이어야 합니다라는


대담한 답변을 드렸습니다.


 


노인일자리사업과 사회적기업이라는 정책적 연계를 현장에서 제안받을 때마다 막연하다 싶어 경영대학원의 사회적기업학과에 입학해 노인일자리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문으로 졸업했습니다. 그 후로도 경영과 경제의 본질은 사람이며, 사람이 모인 조직들이 사회적과제를 해결하고자 서로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사회적경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해야 하는 시장의 기업이 진출하지 않는 비관심 분야야말로 사회적경제의 경쟁력을 특화할 수 있는 초점 분야입니다.


 


좋은터가 만들어지기까지


안전행정부 지정 군포시 마을기업 ()좋은터가 첫 번째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엄마친구네(www.joeunteo.co.kr)’는 집 안에서 일하는 재택맘과 집 밖에서 일하는 워킹맘의 전문성을 서로 교환해 여성의 일자리 창출과 아이돌봄이라는 두 가지 사회적과제 해결하고자 하는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이미 구축된 공공전달체계인 여성가족부 산하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아이돌봄사업과 학교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시장의 학원, 인력파견회사 등의 비영리, 영리 영역이 있으나 한 예로공공의 대표사업인 아이돌봄 사업의 경우 취업부모의 만12세 이하 아동 51천명 지원으로, 전체 대상 아동(1백만 명)5.1%에 불과하다는 201378일자 여성가족부 자료가 있어 보다 특화된 민간의 돌봄 영역의 확대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엄마친구네사업은 도시의 아파트라는 개별 주거공간을 예약된 시간만큼 이웃의 워킹맘 자녀를 돌보는 사회적 공간으로 전환해 공유하고, 안전과 돌봄에 대한 교육과 보험가입을 마친 재택맘에게 워킹맘이 돌봄비를 지불하도록 연계하여 수수료를 받는 회원제 돌봄 중개서비스입니다.


 


워킹맘은 자신의 집과 가장 근접한 곳에 위치한 아파트 동에 사는 친구 같은 재택맘에게 아이를 맡기고 편안히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좋고, 재택맘은 자신의 가정을 돌보면서 친구의 아이를 3명까지 돌보면서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은 편리한 곳이지만 애쓰지 않으면 이웃과 대면할 기회가 좀처럼 없습니다. ‘엄마친구네는 단순히 개인 간 돌봄의 공유를 넘어 자녀를 함께 돌보는 관계맺음을 통해 지역사회를 정감 있는 공동체로 만드는 동행의 기회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또한 아이들은 엄마친구네에서 씻고, 숙제도하고, 학업도 도움을 받으면서 엄마의 퇴근이 늦어질 경우 집밥도 먹을 수 있어 건강도 지킬 수 있습니다.


 


현재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엄마친구네는 재택맘 130, 워킹맘 70명입니다. 재택맘 회원 뿐 아니라 돌봄비를 지불하는 워킹맘 회원도 기업의 미션을 공유하고자 1회의 회원교육을 이수한 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조금은 더딘 걸음이지만 올해는 재택맘 300, 워킹맘 150명으로 회원을 확대할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재택맘 회원의 경우 70%이상이 퇴직교원,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공부방운영, 미술학원 운영, 영어강사 등 기본 돌봄을 수행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질 좋은 자원을 나누고 있어 워킹맘의 만족이 서비스이용 지속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까지 여성신문, 내일신문, 군포소식, 한국사회적경제신문 등의 인터뷰기사를 통해 저희의 사업이 소개되었습니다. 여러 소식을 듣고 일산, 분당, 안양, 광진구, 금천구, 서초구 등 각 지역에서 은퇴 이후 제2의 사회활동을 준비하는 여성분들이 좋은터를 방문하셨습니다. 몇몇 곳은 미션을 공유하기 위한 교육과 강의일정도 잡혀있습니다. 올해에는 사례에 따른 예약시스템을 보완해 지역별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여성 사회적경제 기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출산과 양육과 관계의 경험을 가진 여성은 그 자체로 충분한 사회적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경력을 재가공한다면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고 무궁무진한 사회적 사업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템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들이 많이 있습니다.


 


먼저, ‘SWOT분석을 통해 무엇보다 자신과 직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WOT는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의 머리글자를 모아 만든 단어로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분석 도구입니다. 내적인 면을 분석하는 강점/약점 분석과, 외적 환경을 분석하는 기회/위협 분석으로 나누기도 하며 긍정적인 면을 보는 강점과 기회 그리고 그 반대로 위험을 불러오는 약점, 위협을 저울질하는 도구로, 이런 분석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구분되고, 나의 경험을 특화할 수 있는 모티브가 찾아질 것입니다.




두 번째,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부하직원으로서가 아닌 생각과 미션을 공유할 수 있는 동역자를 찾아야 합니다. 사회적경제 조직은 구성원의 자발성을 중요시 여기는 경제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대표자는 경제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를 크게 여겨 동역자와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함께 비를 맞는 사람이어야 하며, 전문적인 경력이 유지되도록 개방적인 리더십을 가져야 합니다.




네 번째, 사회활동 기간의 네트워크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융합하되, 업무의 프로세스는 조직의 규모에 맞게 효율적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 기업의 성과를 함께하는 이들과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점점 더 많아질 것입니다. 경제가 어려워져서가 아니라 경제성장과 물질의 풍요, 문명의 발달이 사람들이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사회적 함의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기업이어서가 아니라 대기업에 속해 있는 수많은 구성원들이 기업에 대한 사회적 미션에 자부심을 갖고 행복해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듯이, 보다 다양한 사회적경제 기업이 생겨나 합의된 경제적가치 공유와 각각의 사회적가치가 실천 되고 그러한 경향이 지속된다면, ‘모든 구성원이 함께 행복한 사회가 이루어지는 것도 꿈은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