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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측정 - 곽선화(사회적기업연구원 부원장)


사회적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측정



 



곽선화



()사회적기업연구원 부원장



부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기업이 실현하는 경제적 가치는 투입요소(원자재, 노동력, 기술)와 산출요소(제품, 서비스)계량화하여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표준화된 도구(재무제표)에 표현될 수 있다. 투입요소와 산출요소간의 관계를 분석하면 기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성장성, 안정성, 부가가치 등을 알 수 있고 나아가 기업간 성과의 우열 비교도 가능하다. 대부분의 기업이 영리를 목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성과 요소는 경제적 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에 집중되어 있다. , 원자재 비용의 절감, 노동력의 최소화, 기술력의 제고를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사업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경제적 가치 또한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가능하다.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한 결과(2010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연간 8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사회적기업 전체의 총매출(3765억원)은 잘나가는 대기업 1개소의 매출에도 미치지 못한다. 영업이익을 실현한 경우는 16.1%이며 당기순이익을 내는 경우도 19.1%에 불과하다. 이러한 결과로 보면 사회적기업이 필요한가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은 사회적·환경적 목적을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경제적 목적을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성과를 측정함에 있어 다양한 가치의 실현여부가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의 두 가지 문제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사회적기업이 실현하는 사회적 가치는 어떻게측정되며 어디에반영되어 있는가? 사회적 가치는 균형성과표(BSC: Balanced Scorecard)SROI(Social Return on Investment) 등 다양한 툴을 통해 측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가치 중 고용효과를 살펴보자. 사회적기업의 취약계층 고용비율은 61.2%에 이르고, 장애인이 16%에 달한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서 규정한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상시 50인 이상 민간기업 2.5%)도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서 볼 때, 사회적기업의 장애인 및 취약계층 고용비율은 놀라운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취약계층의 생산성은 일반근로자의 40~70%에 불과하며 이들을 고용함으로써 사회적기업이 놓치는 생산손실은 1483억여원(2010년말 기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취약계층에 무상 또는 저렴하게 제공하는 사회서비스로 인한 수입손실까지 포함한다면 손실액은 더 증가한다. 그러나 사회적기업 재무제표 어디에도 사회적 목적 실현에 따른 손실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 다만 재무제표에는 사회적기업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외부로부터 지원받은 금액 1084억원(2010년말 기준)만 표시되어 있을 뿐이다.



 



둘째,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는 양립가능하가? 언급한 바와 같이 사회적기업이 취약계층을 더 많이 고용할수록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사회적기업의 매출은 낮아져 경제적 성과는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양립하지 않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러나 다음 사례는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를 포착하고 그에 적합한 사회적 수요를 발굴한다면 두 가지 가치가 양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다폰그룹(Vodafone)은 아프리카에 은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 착안하여 통화와 문자만 가능하지만 모바일 결제기능을 추가한 15달러짜리 휴대폰을 판매하여 아프리카 시장의 30%를 점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식품전문업체 다농(Danone)은 방글라데시에서 그라민은행과 함께 그라민다농을 설립하여 현지농가에 무담보대출을 지원하였다. 현지농가 지원을 통해 다농은 안정적인 우유생산시설을 확보할 수 있었고 단돈 100원짜리 요거트를 판매함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제품 한 개를 팔아서 거둘 수 있는 이익은 매우 작지만 전체 판매량 측면에서 본다면 적지 않은 수입을 거둘 수 있다. 영리기업이기는 하지만 지역사회가 처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박리다매를 통해 이익을 확보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사회적기업도 명확한 사회적 미션과 사회적기업가의 혁신적인 마인드에 사회적 지원이 덧붙여진다면 두 가지 가치가 모두 실현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성과는 측정 가능하여 외부적으로 표현되는 경제적 성과와 그 이면에 감추어져 있고 측정이 어려워 외부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사회적 성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재무제표에 나타난 사회적기업의 낮은 경제적 성과보다 드러나지 않는 사회적 성과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가치는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지만 사회적기업이 대신하여 희생한 수입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회복시켜줄 수 있는 방안 또한 지속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