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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사회적기업의 열쇳말과 우리의 마음가짐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김기태.jpg



 



시간이란 원래 언제나 무심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굳이 사람들은 그런 무심한 시간을 나눠 의미를 찾아내려 한다. 그런 수고로움을 자초하는 이유를 인간의 약함 때문이라 하든, 인간의 위대함 때문이라고 하든, 어쨌든 우리는 시간을 나눠 새해를 정하고, 그걸 계기로 새로운 각오를 할 기회를 만들게 된다.



기왕에 만든 새로운 각오의 계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흘러간 시간에 대한 평가와 계획의 핵심이 될 열쇳말을 정확하게 선택해야 한다. 2013년 사회적기업의 관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열쇳말은 무엇일까?



 



내년의 가장 중요한 열쇳말은 뭐니뭐니 해도 새정부의 출범일 것이다. 지난 5년간 일자리창출이란 화두와 맞물려 사회적기업 관련 정책과 예산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새정부가 사회적기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대통령 당선인의 자료에 따르면 새정부의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서 약 131조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 우선 기존의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모든 부처의 재량지출을 7% 일괄 축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실효성 점검대상에 대해서는 2%를 추가 감축하겠다고 한다.



또한 창조경제를 경제의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상황에서 사회적기업의 활동이 창조경제와 어떻게 궁합이 맞을 지도 잘 볼 필요가 있다. 원래 사회적기업의 중요한 성공요인 가운데 하나가 사회적혁신인 점을 감안할 때 제대로 된 사회적기업의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굳이 소셜벤처(Social Venture)를 지향하는 혁신형사회적기업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회적기업은 기존의 영리기업과 다른 사회적 혁신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의 임직원들은 이번 기회에 각자의 혁신 지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겠다.



 



두 번째로 중요한 열쇳말은 협동조합이지 않을까? 2012121일 시행된 협동조합기본법으로 사회적기업 중 다수에게 내용에 맞는 형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각 부처는 협동조합기본법의 시행에 따라 인증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등의 법인격으로 협동조합을 활용하도록 계획하고 있거나 검토 중이다. 사회적협동조합에 적합한 사업을 하고 있거나, 모법인의 사업단으로 아직 분리되지 않은 곳 등에 대해 협동조합법인격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나 이를 독려하는 정책들이 제시될 전망이다. 필자가 2011년에 연구에서 대략 80% 정도의 사회적기업은 협동조합적 법인격에 더 적합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미 몇몇 사회적기업은 협동조합 전환을 위한 작업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올해의 협동조합 논의와 교육이 협동조합의 사회적 의미와 필요성, 기본적인 원리의 이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내년에는 한층 실무적인 논의가 펼쳐질 것이다.



협동조합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함께 만약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이 든다면 법인격의 전환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겠다.



 



세 번째 열쇳말로는 실질적 네트워크를 꼽을 수 있다. 이미 2011년 발표된 사회적기업활성화 정책에서부터 생태계와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제도 정비의 기대효과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되기 위해서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네트워크와 관련된 논의가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개별 사회적기업 종사자들이 네트워크를 참여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보다 기대되는 편익이 더 많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기대편익을 실감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영향력이나 개인의 정보교류와 성장이란 장기적이고 추상적인 편익뿐만 아니라 공동구매와 공동판매 혹은 정보교류를 통한 개별 참여 사회적기업의 경영활성화라는 구체적인 편익도 함께 기대되어야 한다.



사회적기업 제품의 공동판매 공간이 확장될 수 있도록 농·수협이나 생협의 판매역량과 연계하려는 민간차원의 노력이 2013년에는 반드시 성과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공공조달의 제도적 개선도 사회책임조달이란 개념으로 더 구체화되어야 한다. 성북구청의 사회책임조달 조례가 최근에 만들어지고, 성남시의 노력들이 확산되도록 하는 한해가 되어야 한다.



제도적 개선보다 민간 사회적기업의 제품 질의 향상 등의 자구적인 노력이 더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각자의 역량증진 노력을 바탕으로 할 때만이 실질적인 네트워크의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 열쇳말은 융합이면 좋겠다.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많은 부처의 정책이 있고, 그와 연결된 다양한 사업체와 조직들이 있다. 사회적기업만이 아니라 앞에서 소개한 협동조합은 물론, 마을기업, 마을공동체회사, 자활기업까지, 더 나아가서 지역사회 공동체에 뿌리내리고 있는 선한 의지를 가진 소상공인들과 비영리단체까지 크게 서로 어울리는 상생의 한마당을 만드는 2013년이 되었으면 한다. 얼마 전 이들을 아우르는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가 발족했다. 큰 우산을 함께 쓰고 멀리 보고 큰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