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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사회유대와 자생력 키워야 - 고경환(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본부 연구위원)


사회적경제, 사회유대와 자생력 키워야

 



 



칼럼_고경환.jpg



고경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본부 연구위원



 



지난 6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사회적경제가 새해 청마의 기운으로 내실을 다지며 달릴 수는 없을까? 전국적으로 사회적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겼지만, 이 중 정부재정지원이 종료된 후 자리를 잡은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최근 사회적기업의 수는 2008(221)에 비해 2013(1012) 5, 종사자는 수는 동기간 3배 이상(6600명에서 22533) 양적 측면에서 크게 성장하였다.



 



사회적경제는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실업, 빈곤, 불평등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경제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사회적기업에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어우러져 '사회적경제' 영역이 구축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경제가 양적으로 단기간 성장했다고 신자유주의나, 복지국가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질적 측면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사회적기업은 사회문제의 해결과 기업으로서의 수익 확보라는 두 측면을 조화롭게 추구하고 있다. 물론 시장경제 하에서 이상적인 기업을 키운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이러한 여건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회적 유대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해 본다.



 



먼저 사회적경제를 통해 자본주의가 분리시킨 경제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을 재결합해야 한다. 즉 고용을 통해 삶의 질을 제고하고, 사회적 약자를 지역사회로 통합시키는 등 사회적 유대가 창출되어야한다. 이를 위해 주민과 제3섹터,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를 결합시키는 민주적이고 거버넌스적 성격이 어우러져야 한다. 사회적 경제조직과 고용, 사회적 문제해결과 사회적 유대 등이 조화롭게 접목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다음 기업으로서 사회적 문제 해결과 창의적 혁신 등 경쟁력 제고 노력을 통해 자체 지속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사업을 구체화하고 제품에는 어떤 차별이나 사연이 깃들어 있는지를 부각시켜야 한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담겨있는 가치나 이야기 등을 보고 감동하며 이것이 자연스럽게 구매로 연결되고 구전을 통해 점차 소비가 늘어난다. 보급형 보청기를 개발하여 취약계층의 난청문제를 해결하거나 옥수수 전분으로 친환경 플라스틱 생활용품을 만들어 일정한 수익을 창출하는 모범기업의 사례가 있다. 또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제도를 활용하여 시민이 참여하는 조합원 출자방식으로 햇빛발전소를 건립하고 생산전기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위안부) 할머니의 원예심리치료 후 나온 미술작품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제품을 통해 여성 문제를 전달하고 수익과 연계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이어서 사회적기업에 대출뿐 아니라 경영컨설팅 등 창업과 성장을 위해 지원하는 사회적 금융의 활성화이다. 현재 민간보다 정부주도로 운용하는 미소금융, 특례보증, 모태펀드 등을 통해 저금리 대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정부재원의 과도한 의존성을 해소하고 사업비 지원이 안정되고 확대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금융의 확충이나 자금순환을 통한 자생력 확보차원에서 사회적 은행 설립도 고려해봄직하다.



 



정부는 인건비 지원을 통한 고용증대 정책도 중요하지만 질적 내실을 다져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데 한층 주력해야한다. 사회적기업가 육성, 특히 사회적 가치와 기업가 정신을 갖추어 경영능력을 향상하고 혁신하는 사회적 공헌·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전문가가 절실하다.



 



정부의 재정지원은 사업 초기 자생환경을 조성하는 마중물에 불과한 만큼,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유대와 창의적 혁신을 통해 스스로 뿌리내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앞으로 사회적경제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지탱하는 축이 될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