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사회적기업
고 재 철
한국사회적경제신문 대표
지난 대선이후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어버린 것 중 하나가 ‘창조경제’일 것이다. 용어의 사전적 의미로는 창조적 사고와 행동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열어가는 활동일체라 이해할 수 있는데, 주창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설명을 들어보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창조경제란 ‘①과감한 페러다임의 전환, ②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③상상력과 창의력이 곧 경쟁력, ④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⑤융.복합을 가로막는 규제완화와 창의인력 양성 및 연구개발 투자확대 등 창조적인 경제 생태계 조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6가지 추진전략으로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일자리 창출 성장동력 강화, ▲중소기업 주역화, ▲창의와 혁신 바탕 과학기술 발전,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질서 확립, ▲성장을 뒷받침 하는 경제운용’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창조경제의 핵심은 첨단과학기술, ICT를 바탕으로 산업/문화 “융합” 통한 “경쟁력” 강화와 이에 기반한 새로운 “창업”과 “일자리”의 창출이라 정의내릴 수 있겠다. 따라서 새정부의 출범으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코드가 된 창조경제와 사회적경제간 관계정립과 상생발전 전략의 모색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일 것이다. 이를테면 창조경제가 사회적 경제에 주는 의미는 무엇이고,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창조경제와 사회적경제간 정합성을 띠며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안 등일 것이다.
모두에서 간략히 살펴본 바 같이 창조경제는 결국 기술과 산업, 문화의 융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것을 요체로 하고 있다. 동일한 기초자원을 가지고 융․복합을 통해 전혀 색다르고 차별성 있는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지닌 제품/서비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전형적인 벤처정신의 발로이다. 사회적기업이 지향하는 바는 단지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와 서비스의 제공만은 아니다. 사회공동체가 당면한 문제에 대하여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로 문제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것 역시 사회적기업의 지향점이고 중요한 가치이며 역할인 것이다. 결국 사회적 경제는 소셜벤처(social venture)역시 포괄한다는 것인데, 첨단기술과 문화의 결합, 기술과 기술간 융합과 복합 모두 사회적 경제에는 새로운 기회(opportunity)의 원천이 되리라 조심스레 기대하는 바이다.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는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의 과정이다. 누구도 가보지 않았고, 시도하기 꺼리는 분야에 대한 도전이다. 물론 이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일정한 지원책을 시행하지만 이것만으로 출발점에서부터 ‘사회적 미션’이라는 등짐을 떠안고 장거리 레이스를 시작하는 것은 보통의 기업가정신과 용기 가지고는 어림없다. 따라서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는 창업(start-up) 그 자체이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의와 개념이 국가마다 조금씩 상이한데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이 강조되는 ‘일자리기업’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는 일자리(job) 이다. 물론 모든 기업이 창업되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만, 사회적기업에게는 일반의 경우보다 더 일자리에 대한 미션이 더 강하게 요구되어지고 있다. 법제와 정책을 통해 형성된 일종의 사회적 계약인 셈이다.
이렇게 보면 창조경제는 그간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향하여온 바를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각론에서 보면 기술기반 영역에 조금 더 치우쳐 있을 것이고, 단순한 아이디어 보다는 영역간 경계를 뛰어넘는 융합과 영역내 기술간의 복합에 조금 더 강조점이 있으리라 보여진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가장 중시되는 요소는 바로 창의성,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