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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악기 '장구', 친환경 가치를 입다

폐현수막이 우리나라 전통악기인 장구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지역 국악기 제조 업체 ‘소리새김’은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29일 장구를 주제로 한 쇼케이스 공연을 열고 업사이클링(upcycling)과 결합한 장구를 선보였다.

기존 장구의 채편과 궁편은 개, 소, 말 등 천연가죽으로 제작되다 보니 천연가죽 특성상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같은 악기, 같은 주법으로 연주해도 환경에 따라 소리의 표준화도 어려웠고 악기 관리가 까다로워 표현의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되어 왔으나, 오히려 기존 천연가죽이 가지는 장점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었다.

소리새김은 서양 악기인 드럼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드럼의 표준화된 헤드 부분처럼 연주 특성에 맞게 장구의 궁편과 채편을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천연가죽의 약한 내구성과 표현력의 한계 등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버려진 현수막을 전통 기법으로 재처리하여 장구 헤드로 만들었다. 기존 전통 장구의 음향을 재현하는 것은 물론, 탁월한 내구성과 음향 표준화 덕분에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버려지는 현수막을 재활용한 만큼 친환경 가치도 높다. 전주시내에서 버려지는 현수막은 매년 15만 6000여장에 이르는데, 대부분 재활용 없이 소각된다.

한편, 이날 쇼케이스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라북도가 주관하고, 전주대학교와 전라북도 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이 공동 운영하는 전라북도 콘텐츠코리아랩의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인 ‘창작랩’ 쇼케이스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업사이클링 장구 헤드 개발에 전문가 멘토단으로 참여한 사회적기업 풍물마당 ‘터주’ 함주명 대표는 “장구로서 기존 타악 음악의 활용뿐 아니라 소재의 변화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어 주었다”며 “다양한 음악의 장르와 함께할 장구의 새로운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영석 기자 godbre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