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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고래인형’ 덕분에 이산화탄소 줄였다

민관이 손잡고 업사이클링 사업 추진

해양 생태계 지키고 지역 경제 선순환

폐플라스틱의 환골탈태에 국내외 주목

울산항은 대형 석유화학단지가 인접해 국내 최대 액체화물항으로 손꼽힌다. 각종 사고와 폐플라스틱 등으로 인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울산항이 지속가능한 변화의 아이콘으로 변화하고 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Upcycling)’하는 데 공공기관과 에너지대기업, 사회적기업이 힘을 합한 결과다.

울산항만공사,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사회적기업 우시산, SK에너지, 유엔환경계획 한국협회는 ‘세이브 디 오션, 세이브 더 웨일즈(Save the Ocean, Save the Whale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처럼 민관이 협력해 해양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재활용 사업을 벌이는 것은 국내 최초다.

사업의 기획부터 사례 전파까지 각 기관의 역량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민관은 손발을 맞췄다. 울산항만공사,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이 울산항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하면 우시산은 이를 솜과 원단으로 업사이클링한 뒤 고래 인형, 에코백, 파우치, 티셔츠 등을 생산한다. SK에너지는 해당 사업을 홍보·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엔환경계획 한국협회는 이 사례를 국내외에 전파한다.

이들 기관은 최근 항구에 접안하는 선박마다 페트병 분리수거를 장려하는 데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독려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아그위그(I Green We Green)’ 캠페인을 통해 페트병 대신 재사용 가능한 텀블러를 사용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민관의 ‘협력’ 덕분에 해양 오염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사업을 통해 업사이클링한 페트병은 7만9650개. 소각료와 탄소배출 비용 등을 고려하면 폐플라스틱 1톤당 37만원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특히 지역에 불러온 선순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우시산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4배 늘어났고, 경력단절여성과 노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도 12명으로 늘어났다. 사업 실행에 필요한 재활용 수거업체, 업사이클링 업체, 솜·섬유 생산업체 등도 덩달아 성장했다.

이같은 울산항의 사례는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해양수산부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경제기업 크라우드펀딩 부문과 IR오디션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해외 컨퍼런스에서도 친환경 우수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싱가포르 항만청과는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 중이다.

변윤재 기자 ksen@k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