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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정원으로 피어나다

2019 서울정원박람회가 지역주민 지역상인 전문가와 협업하여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로 해방촌에서

만리동까지 3.5Km 정원길을 만들다

버스장과 인도 사이, 경사로, 폐지를 쌓아두던 빈 터, 애매한 수직화단, 듬성듬성한 데크사면... 누구도 관심갖지 않았던 마을 곳곳의 자투리땅이 도심정원으로 피어난다.

서울정원박람회가 3~9일까지 개최된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도시재생형 박람회다. ‘정원, 도시재생의 씨앗이 되다’라는 주제로 전문 정원 디자이너부터 조경 관련학과 대학생, 시장상인과 지역주민, 정원‧조경기업까지 총 500여명의 참여했다.



공간 구성부터 기존 박람회와 차별화된다. 대형공원에서 넓은 부지에 화려한 볼거리 위주의 정원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점(지역)을 70개의 정원으로 이으며 정원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였다. 서울 남산 아래 오래된 동네 해방촌에서 시작해 남산 백범광장을 지나 만리동광장까지 이어지는 3.5㎞ 길은 동네의 역사와 상징을 담은 정원길로 꾸며진다.

이번 정원박람회의 주무대는 해방촌(용산2가동, 후암동). 공원녹지가 부족한 노후 도심주거지인 만큼, ‘어딜가든, 동네정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자투리땅 곳곳에 32곳의 정원이 들어섰다. 1968년 문을 연 신흥시장에는 마치 무지개가 뜬 것 같은 정원이 조성됐다. 해방촌오거리 버스정류장 뒤편에는 남산의 뿌리가 해방촌으로 이어지라는 의미를 담아 뿌리 모양의 벤치와 정원이 각각 만들어졌다. 빌라화단은 대학생들의 참신한 발상으로 색다른 정원이 조성됐다.

백범광장과 만리동광장은 치유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38곳의 특색있는 정원이 관람객들에게 일상의 여유를 선사한다. 7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조성되는 ‘팝업가든’, 서울의 경치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하늘정원’, 정원작가의 손으로 꾸민 감각적인 ‘아트가든’ 등은 정원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기 충분하다.



지역상생을 위한 협업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정원ㆍ조경기업이 해방촌 일대에 정원과 테트리스 모양의 플랜터, 해체·조합이 가능한 식물박스 벤치를 조성한다. 신흥시장 상인들은 직접 공방 클래스를 운영한다. 도자기 화분과 미니 가든 만들기, 사진공예 등을 참가비 5,000원에 참여할 수 있다.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주요 장소 8곳에서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증정하는 니트무릎담요 역시 해방촌과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니트패션협동조합인 니들앤코, 해방촌 다연니트, 해방촌 유정니트가 힘을 합했다. 주민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해방촌 일대 주민들로 이뤄진 해방촌 동네정원사는 동네 곳곳 자투리 공간에 8곳의 주민정원을 완성했다.



스스로 정원을 가꾸고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보는 정원이 아니라 만드는 정원을 통해 정원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추억이 깃든 물건을 가족 화분을 만들거나, 유치원,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곤충‧식물전시 및 관찰, 목걸이, 스카프 만들기 등을 통해 정원과 자연체험을 할 수 있다. 원하는 꽃모를 골라 화분을 꾸미고, 타인에게 응원과 위로의 문구를 전하 ‘천 개의 마음 천 개의 화분’, 야외도서관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오픈 가든 라이브러리’, 대학생 홍보대사 연합이 플라워 클래스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화려한 손길’도 빼놓을 수 없는 즐길 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 박람회 기간동안 만리동광장 내 메인무대(피크닉스테이지)와 백범광장에서는 가을밤의 정원음악회, 밴드공연, 버블쇼, 마술쇼, 조형물 전시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더 자세한 정보는 박람회 홈페이지(festival.seoul.go.kr/garden)에서 확인하면 된다.

변윤재 기자 ksen@k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