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가치 창출과 사회적 경제 1
김종열 박사
한국창업진흥원장
최근 각광받고 있는 Facebook이나 Instagram 등, 각종 SNS의 핵심 가치는 ‘공유’라는 단어로 쉽게 설명될 수 있다. SNS의 주요 사용자인 젊은 층들은 지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와 사진 혹은 텍스트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그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점차 공유는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써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눔’, ‘공유’의 가치가 사회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기에 기업들 역 시 이러한 가치에 발맞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거나,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수단의 공유를 제공하는 Zipcar, 주거공간의 공유를 제공하는 Airbnb가 그 예이다.
또한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가 대두되면서 위기를 타개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이하 SCA)를 달성하기 위하여 공유가치창출(이하 CSV: Corporate Social Value)의 개념이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CSV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2011년도 1월 하바드비지니즈리뷰(HBR)에 ‘자본주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라는 논문에서 언급된 개념으로서, 기업이 수익창출 이후에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업은 주주의 가치만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닌 모든 사람들의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여야 된다는 것이다.
과거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통해 시민들의 인식개선 및 자선활동을 진행하였다. 이는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활동이며 수익과는 별개의 활동이었다. 그러나 공유가치가 점차 비즈니스 모델 및 플랫폼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CSR의 모델은 CSV로 전환되어가고 있다. 사회적 흐름에 따라 기업은 점차 CSV를 통하여 사회적, 경제적 가치 모두를 추구해나가고 있다.
과거 단순한 제품 생산 및 서비스를 제공하였던 시대에는 한 기업이 모든 생산 라인과 협력 업체 등을 관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점차 사회가 다변화됨에 따라 사람들의 욕구 역시 까다로워졌으며, 더욱 세분화 되었다. 그들의 미충족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제품 및 서비스는 점차 발전하였고 이를 생산하기 위해서 더욱 많은 이해관계자가 개입하게 되었다.
파레토는 20:80사회를 언급하며 상위 20%의 인구는 부유한 삶을 누리는 반면 나머지 80%는 빈곤해질 수 밖에 없다는 이론을 제기하였다. 기업의 매출의 규모만을 놓고 보았을 때, 현대사회는 소수의 기업에 의해 다수의 기업이 영향을 받고 있는 사회이기에 파레토의 20:80사회개념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유가치가 트렌드로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소수의 기업은 다수의 기업들과 결코 독립된 관계가 아니며, SCA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환경 오염 등과 같은 가치와도 필수불가결하기에 현대사회의 모든 기업들은 주종의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가 되어가고 있어, 현대사회는 20:80사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경제적 활동과 괴리된 부수적인 활동이 아닌 함께 추구되어야 할 핵심가치이다. 시장 내부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활동이 아닌 전체 시장의 파이를 성장시켜 더욱 시장을 발전시킴을 통해 자사의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CSV의 핵심임으로 이를 위해서 기업들은 공유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플랫폼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객관적 플랫폼을 마련함으로써 CSV활동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며, 이는 CSV가 더욱 진보된 모델로 근접할 수 있기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준다 할 수 있다.
객관적 플랫폼을 구축하기 앞서 요구되는 것은 ‘공유’ 개념에 대한 확립이다. IT 및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해 ‘공유경제’는 급격한 부상을 하게 되었으나, 이는 법 질서의 혼란을 일으킬 높은 잠재적 위험성을 가진다. 발표 자료의 공유를 제공하는 ‘Slideshare’과 같은 서비스는 공유의 개념이 과연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한다. 실제로 공유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는 서비스가 많이 제공됨에 따라 본인이 창출한 지적 자산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유되고 있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오히려 공유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려 궁극적으로는 거래비용을 더욱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할 수도 있다.
의 저자인 Rachael Botsman은 “서로 잘 모르는 사람끼리 신뢰하는 것이 공유경제의 핵심이다”라고 언급하였다. CSV를 통한 사회경제가 원활히 유지되고 더 나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집단간에 계층간에 신뢰를 쌓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일 것이다. 이는 오랜 시간 및 노력을 통해야만 얻어지는 무형의 재산이기에 기업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SCA에 초점을 맞추어 기업간의 상생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세밑이 되면 공유가치의 의미가 더 깊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