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와 크라우드 펀딩
고재철
한국사회적경제신문 대표
우리나라에서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단어는 지난 2008년, 전 세계가 국제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저성장, 높은 실업률, 고 위험 등에 직면했던 시기에 미 하버드 법대 교수이자 사회운동가인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처음 사용하며 등장했다. 공유경제란 '물품은 소유해야 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서로 빌리고 빌려주며 사용하는 경제활동이다. 시간, 공간, 재능, 물건, 정보 등 누군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함께 나눠 쓴다.
공유경제에 동참한 소비자는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무작정 구입하기에 앞서 능동적으로 생각한다. '꼭 새 것을 구입해야만 하는지? 내게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소비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일 방안은 없는지?' 등을 따지며 내가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 있는지 고심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공유경제를 도입하면서 소비수준은 동일게 유지됐지만 비용은 줄어들었다. 공유경제에 동참한 소비자들은 SNS나 커뮤니티로 평판을 공유하며 새로운 인맥까지 얻었다. 이는 공유경제의 또다른 재미이자 매력인 셈이다. 공유경제는 한편 착한 경제라고도 한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앞장서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공유도시 선언을 통하여 공유 촉진 조례를 제정하고 공유단체와 기업을 지정해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나눠 쓰는 착한 경제, 경험과 재능을 나누고 물건을 나누고 공간을 나누는 사람들! 슬로건은 “우리 공유경제 한 번 해보실래요.” 함께 이루는 꿈, 기부에서 공유로, 공유에서 산업으로 발전하는 형태를 띤다. 해외에서는 공유경제는 공유 금융으로 진화하여 일명 “소셜론”으로 까지 나아가면서 크라우드 펀딩 투자 피해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으나 공유 경제의 진정성을 안다면 아름다운 선의를 악용, 도용하는 사례는 사전에 근절되고 방지해 나아가야 한다. 사회적 감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기가 막힌 사업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자. 당장이라도 실행에 옮기고 싶어 안달이 나지만 자금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돈이기 때문이다. 수중에 돈이 없으니 일을 시작할 방법이 없다. 무작정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뛰어 다니기도 막막하다. 이런 이에게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다수의 개인을 향하여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으는 행위가 크라우드 펀딩이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인터넷에 올리고 이를 본 다른 사람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목표한 사업을 시작하면 된다.
이런 맥락에서 공유 경제의 개념이 발아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한계적 상항으로 발생되는, 쓰지도 않는 물건을 끊임없이 사들이며 위안을 삼고, 각종 매체를 통해 지식을 섭렵하지만 정작 빈부와 정보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현실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라고 보면 된다. 진정한 의미의 착한 경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면서 시작되었고,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바로 공유경제이다. ‘공유경제’는 2013년 한국 사회를 움직인 키워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공유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