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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를 읽고 - 석애란(가천대 제2기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 사무국장)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

 



 



수기사례_석애란_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jpg



석애란



2기 사회적 기업가 아카데미 수강생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손꼽히던 방글라데시. 그러나 마이크로금융 사업이 성공을 거둠으로써 점차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2006년 노벨상위원회는 이 공로를 인정해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과 창립자 무함마드 유누스 교수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경제 성장의 공로로 받은 상이 경제학상이 아닌 평화상인 것에 대해 저자인 유누스 교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노벨상위원회가 경제학상이 아닌 평화상을 준 것은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라민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마이크로금융은 빈곤층을 구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볼 때 평화에 기여하는 힘이다. 현재 방글라데시는 혁신적인 사회적, 사업적 아이디어로 극빈국에서 점차 벗어나가고 있는 활기찬 실험실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빈곤층의 생활은 꾸준히 나아졌다. 이는 월드뱅크와 아시아개발은행이 실시한 통계자료에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의 힘을 이용하여 빈곤과 기아 그리고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떨까? 대개는 불가능한 일로 생각한다. 그러나 유누스 교수는 바로 그 일을 실현하고 있다. 그라민은행의 설립자인 그는 그때까지는 아무도 생각지도 못한 혁신적인 대출제도인 마이크로금융 사업을 개척하였고, 지난 30년 동안 방글라데시를 넘어 전세계로 확산되어 1억 가구가 넘는 빈곤층 가족에게 도움을 주었다.



 



마이크로금융이란 주로 빈곤층 여성에게 생계용 자영업을 시작할 소액의 사업자금을 지원하여 가난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돕는 무담보 대출제도이다. 기존의 관념적 상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금융권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본 이 방법이 보기 좋게 성공함으로써 기존 금융권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전통적으로 빈곤층은 사회적 부담으로 간주되고,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잠재적인 역량은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도 자신과 사회를 위해 생산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시각을 바꿔 그 역량을 인정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그들이 지닌 창의적인 재능을 지원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그는 이처럼 인류가 처한 가장 큰 도전에 자본주의의 역학을 적용하면 더 많은 일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었고, 실천하고, 성공했다. 그는 마이크로금융을 넘어 기업의 창조적인 역동성을 이용하여 빈곤문제부터 시작하여 환경오염, 의료와 교육 분야의 불평등에 이르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인 사회적기업(social business)을 개척한다.



 



유누스 박사는 가난구제라는 비전을 가진 세계적인 비즈니스 리더와 협력하여 사회적기업을 세우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방글라데시 어린이에게 값싸고 영양가 높은 요구르트를 제공하기 위해 생수 에비앙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세계적 기업인 다농과 함께 합작사업을 기획하였다. 또한 수많은 빈민을 실명의 위기에서 구해 줄 안과병원을 비롯하여 앞으로 수천 개의 사회적기업이 변화시킬 지구의 놀라운 미래를 미리 보여 줌으로써, 사회적기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라 기업이다. 따라서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전체 운영비용을 회수해야 한다. 기업을 운영할 때도 자선단체를 운영할 때와 다른 생각과 행동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과 그것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을 정의하려면 이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 사회적기업은 세상의 거의 모든 사회 및 경제문제에 대응하여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사회적기업은 빈곤층을 위해 보건과 영양, 주택, 위생, 식수, 저렴한 약품, 금융서비스, 재생 가능한 에너지, 정보기술, 교육, 직업훈련, 취업기회, 자립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유누스 박사는 빈곤은 가난한 사람들에 의해 생긴 것이 아니므로 가난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빈곤은 우리들 스스로 만든 경제적, 사회적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구성하는 제도와 관념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정책에 따라 생겨났고, 유지된 것이므로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는 믿음만 모은다면 가난 없는 세상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특히 선진국은 사회적기업을 만들어서 가난한 나라로 확장시켜야 하며, 사회적 비즈니스의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사회적기업 펀드, 사회적 벤처투자사, 사회적 주식시장, 사회적 월스트리트 저널, 사회적기업에 대한 대학 강좌를 만들어 사회적기업이 제 몫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치열하고 경쟁만을 이야기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분배와 공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