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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사는 세상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도서출판점자 대표 육근해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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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말라르메(Stephand Mallarme)"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책 속에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스테파니의 말이 아니라 해도 우리 모두는 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주위에 책이 수북이 쌓여 있어도 손이 가지 않는다. 책 읽을 시간에 TV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 받는다. 책은 그저 항상 그 자리에 존재하는 하나의 장식용인 듯하다.




하지만 어떤 이는 책을 읽고 싶은데 읽을 수가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여기저기 호소하고 다닌다. 책이 품절이 되어서? 책 살 돈이 없어서? 도서관에 갈 수 없어서? 아니다. 책은 있는데 읽을 수 없는 것이다. “Help me! 도와주세요! 저 책 좀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바로 시각장애인이다. 그들에게 있어 책은 스테파니의 말 이상이다. 그들에게 있어 책은 곧 세상과의 만남이고 통로이며 인생이다. 더욱이 장애와 비장애의 어우러져 있는 가족은 점자책과 묵자책(활자화된 책)을 따로 읽다보니 소통이 안 되고 이야기가 줄을 이어가지 못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반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의 경우 청각장애인은 시각은 정상이니 책읽기에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하고, 지적장애인은 책 읽어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답한다. 어르신들도 독서는 관심조차 없으실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생각은 틀렸다고 나는 주장한다. 시각장애인이셨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한국점자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시각장애인은 물론 어르신, 지적장애인, 청각장애인에게 독서생활화 운동을 전개했다. 그때 그분들의 반응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전혀 반대였다. 청각장애인도 독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지적장애아동의 경우 독서가 그들의 생각과 태도를 변화시켰으며, 어르신들의 독서 욕구는 상상외로 높았다. 우리 모두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독서장애인! 그렇다. 그분들은 독서 욕구도 높았고, 독서의 즐거움도 알고 있었지만 그분들에게 적합한 책이 없었던 것뿐이다.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알고 있는 나에게 사회적기업 <도서출판 점자> 설립은 사명과도 같았다. 2006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시작해서 200812월 인증을 받고 20092월 주식회사로 독립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시간이 흘렀다.




시각장애아동을 위한 점자라벨도서, 묵점자 촉각도서를 2006년 개발했고, 저시력증을 가진 분과 어르신을 위해 큰글자 도서를 개발했으며, 2011년 청각장애아동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수화로 함께 보는 도서, 다국어도서, 지적장애아동을 위한 읽기 쉬운 도서를 개발, 발간했다. 묵점자 촉각도서의 경우 주변에서 특허를 내라고도 했지만 오히려 장애인의 정보접근에 제한을 둘 우려가 있어 하지 않았다.




나의 목적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누구나 원하는 책을 어디서나 살 수 있어야 하고,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정보문화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책을 만들어 배포하는 사업은 또다른 제한을 만드는 일 중의 하나이므로 반대한다. 실제 인터넷에는 검색이 되지만 구입하려고 하면 구입할 수 없고 아주 제한된 곳에서만 대출이나 독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서출판 점자에서 출판된 책은 일반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누구든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전국 공공이나 학교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가정, 학교, 공공에서 장애와 비장애가 만나 소통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장애인들이 존중받고 생각하게 됨으로써 나는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에게 서비스하는 기관 종사원들에게 최고의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더 있다. 그 중 첫째는 인지장애아동을 위한 심볼북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우리가출판한 책을 해외에서 인정받는 것이다. 이미 2011년 열린 텍투스(Tactus : 전세계 시각장애아동을 위한 촉각도서 수상작 선정)에서 2권의 책이 2위 및 우수상으로 선정되었으며, 일본에 수출하기도 하였다. 셋째는 점자의 보편화 시대를 여는 것인데, 이를 위해 최근 신기술을 도입하였다. UV 코팅 방식이긴 하지만 기존과는 달리 점자의 높이가 세계기준을 맞추며 기존의 천공방식과 높이가 같다. 이 기술을 도입해서 묵점자 촉각도서를 보다 다양하게 출간하여 장애, 비장애아동 모두가 행복하게 책을 읽는 문화를 만들고, 묵자와 점자를 동시에 표시하는 상품을 만들어 더불어 사는 사회의 좋은 씨앗이 되기를 원한다.




나의 꿈은 도서출판 점자가 사회혁신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장애인도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며, 장애 비장애가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하고 존경받는 사회적기업이 되는 것이다. 모든 이들에게 도서출판 점자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라고 인정받는 그날까지 쉬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