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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없던 서울살이, 지역오니 달라졌죠"

“서울에서는 ‘잉여인간’ 취급을 받았는데, 지역에서는 ‘필요한 사람’이 되어 좋았어요. 서울을 벗어나도 기회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강다솜씨(청년연구소, 경북 청송)

“회사가 성장하면서 일할 청년들이 필요했거든요. 그런데 구인 광고를 내도 지역이라는 이유로 지원하는 청년들이 드물어요. 이번에 청년들이 합류하면서 활력을 찾았습니다.”- 배주광 대표(가나다라브루어리, 경북 문경)

“젊은 청년들이 지역에 와서 살아보겠다는데, 무조건 좋은 거죠.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청년·대학생들과 하루 종일 있는 기회는 정말 갖기 어렵거든요.”- 김영희 센터장(상주다솜 지역아동센터)

서울 청년과 지역기업·사회공헌기관이 함께 웃었다.

서울 청년들은 ‘나는 필요한 사람’이라는 자심감을 되찾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변화시킬 기회를 잡았다. 지역기업과 사회공헌기관은 ‘젊은 피’ 덕분에 인력난을 해소하고 활력을 되찾았다.

이들이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와 경상북도의 프로젝트 덕분이었다.

서울시와 경상북도는 지난 6개월 간 ‘청정경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청년 일자리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근로활동과 사회공헌활동이 결합된 방식이다. 45명의 서울 청년은 안동·청송·예천·문경·상주 등 경북 5개 지역 농업법인, 관광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19개 참여 기업에서 근무하며 맥주 양조를 배우고 농업 가공품 마케팅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와 함께 아동복지기관, 노인돌봄센터, 커뮤니티센터 등에서 지역민들과 교류하며 지역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활동을 펼쳤다. 인건비는 시와 경북이 일대일로 매칭, 월 220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프로젝트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청정경북 프로젝트 참여 청년 75%(34명)가 ‘올해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주다움사회적협동조합에서 근무했던 박은정씨는 “내가 살아야 할 곳의 선택지가 서울 딱 한곳이었을 때와 지금은 분명히 다르다. 지역에서의 새로운 경험들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졌고, 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강다솜씨는 경북 청송의 청년연구소에서 ‘꿀땡이 사과’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했던 경험이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살이는 늘 출구 없는 고민이었는데, 여기서는 활기차게 일에 집중하며 지냈다. 자존감이 높아졌고 좀 더 현실적인 꿈을 꾸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참여기업과 사회공헌기관의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3점, 4.2점에 달했다. 문경에서 수제맥주를 만드는 ‘가나다라브루어리’의 배주광 대표는 “지역이라는 이유로 지원하는 청년들이 드문 상황에서 청정경북 프로젝트의 청년이 합류하면서 기업 분위기에 활력을 찾았다”고 전했다. 문경 아리솔 지역아동센터의 오미향 센터장은 “지역 아이들은 아주 좁은 세상에 살고 있다. 학원이라는 데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이 99%일 것”이라며 “도시 청년들을 만나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일 경험과 지역 변화를 경험하면서 청년들도 지역 정착을 결심하기도 했다. 참여 청년 1명은 정규직 전환을 앞뒀고, 일 경험을 쌓은 청년 1명은 경북에서 계속 살며 창업에 도전할 예정이다.

시는 올해 청정경북 프로젝트는 전국으로 확대해 더 많은 청년들이 전국 곳곳으로 가서 다양한 기회를 얻고 지역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전국 1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해 서울 청년 총 300명에게 참여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청년들의 활동기간도 6개월에서 10개월로 늘린다.

다음달 10일부터 서울시에 거주를 둔 만 19세~39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청정지역 프로젝트 홈페이지(www.youthstay.org)에서 지원하면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지역 상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서울청년에게는 지역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다양한 일자리와 교류의 경험을 얻는 기회가 되고, 지역은 서울청년의 패기와 아이디어로 경제‧문화를 활성화하는 상생모델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윤재 기자 ksen@k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