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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다같이 기르는 마을 - '마을공동체 센세이션'

‘마을’은 단어 그 자체로 공동체의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을’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크고 작은 집들이 모여 살면서 이웃 간에 정이 넘치는 그런 공동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미 도시화 되어버린 우리나라는 인구의 60퍼센트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아파트라는 수직적 구조 안에서 우리는 더 이상 이웃에 누가 사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이러한 현대의 주거 공간에서는 ‘마을공동체’라는 말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여기 마을의 부흥을 꿈꾸는 자들이 있다. 심지어 그들은 아파트형 도시 생활에서도 마을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직업상담사, 심리상담사, 청소년지도사, 학교교육과정분석가, 마을교육과정분석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10명의 전문가들이 바로 그 주체이다. 이들은 마을공동체 커뮤니티 지도사라는 이름으로 모여 마을공동체 센세이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마을공동체 커뮤니티 지도사들에 따르면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에서 마을공동체와 같은 커뮤니티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동안 아파트는 삶의 공간이 아닌 재테크의 수단으로 여겨졌을 뿐만 아니라, 구조적 특성상 이웃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해 생활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갈등이 큰 문제로 번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공동체 의식의 부재에서 나오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 공동주택 공동체가 출범했다. 또한 이러한 커뮤니티를 주도할 입주민의 역량 향상을 위해 ‘공동주택 커뮤니티 리더 양성 교육’이 조례사항으로 규정되기도 했다.

공동체의 범위를 더욱 넓혀보면 같은 아파트 주민만의 커뮤니티가 아닌 지역 단위의 마을공동체도 존재한다. 다양한 직업 및 생활 패턴으로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도시인들이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개체는 교육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을 생각하면 누구나 교육 문제에만큼은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마을공동체 센세이션 프로그램이 추진한 것이 ‘마을교육공동체’이다.

마을교육공동체는 마을 사람들(지역주민, 학교, 학부모, 학생,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 공동으로 아이들을 키운다는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교육자원 및 인프라를 이용해 학교 내외에서 교육 활동을 실천한다. 실제로 지역사회의 문화적, 역사적 공간이나 자연생태계, 농장, 시장, 공공기관, 기업 등은 아이들에게 좋은 배움터가 된다.

또한 이러한 교육 활동은 단순히 주지적 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업,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방면으로 실시된다. 이는 마을교육공동체가 현재의 경쟁주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 함양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느슨하기 만한 교육이 아니라 교육현실에 대한 냉정한 성찰을 바탕으로 한 실천적이고, 시대적인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러한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의 성장의 결과가 다시 지역사회로 환원되는 선순환적 구조를 예상한다.

최근 우리의 교육은 너무나도 경쟁적이고 시장화 되었고 동시에 이러한 교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왔다. 또한 로봇,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컴퓨터에 대체되지 않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 혁신은 학교가 그 자체의 여건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다. 따라서 그 책임을 마을공동체가 함께 나눈다면 지속가능한 교육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것이다. 그리고 수업 계획서부터 예산안까지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마을공동체 센세이션>은 그 첫 걸음을 떼기 위한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김이헌 기자 kjc816@k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