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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마을처럼 ‘잘 나가는 마을기업’ 키운다

행안부-지방재정공제회, 경영난 빠진 마을기업 지원

마을기업 40곳에 경영 진단 후 4년 간 심층 컨설팅

지역혁신포럼 신설민관 협력·일자리 창출 제고

전라남도 여수를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 있다. 바로 돌산도에 위치한 송시체험교육장이다. 유서 깊은 사찰이나 위인과 관련된 유적 등이 있지 않음에도 송시체험학습장은 예약이 필수일 정도로 관람객이 끊이지 않는다. 사실 운영 초기, 송시체험교육장은 경영상 어려움에 처했었다. 2014년 세월호,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이어지면서 제대로 운영해 보기도 전에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놓였던 것.

그러나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경영 역량을 키우고 상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에 매진했다. 벼, 배추, 옥수수, 감자 등 계절에 따라 수확체험을 달리 했고 파충류 전시관, 새끼꼬기·쟁기체험 등 농촌생활 체험 등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6차 산업 농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덕분에 지금은 한 해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송시마을처럼 지역 자원을 주민 스스로 발굴해 사업화하는 사회적경제조직인 마을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적으로 1592곳이 설립·운영되고 있으며 이들의 직·간접적인 지역사회 공헌 규모는 172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인근 상인들의 반발로 막상 호기롭게 시작하고도 명맥만 유지하는 곳도 적지 않다. 대구광역시 인쇄골목에 위치한 A마을기업이 그런 예다.

앞으로 마을기업이 처한 문제를 진단해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마을기업도 송시마을처럼 기사회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는 업무협약을 맺고 마을기업 재도약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을기업은 주민이 직접 문제의식을 갖고 운영하기 때문에 마을 자원을 더욱 폭넓게 활용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행안부와 공제회는 운영실적이 저조하지만 회생의지가 높고 공동체 결속력이 끈끈한 마을기업을 대상으로 혁신 성장의 디딤돌을 제공할 예정이다. 공제회는 올해부터 매년 2억원 상당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행안부는 사업기획과 홍보, 사업관리 등을 총괄한다.

우선 마을기업 40곳을 선정해 기초컨설팅을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매년 10곳씩, 4년에 거쳐 심층컨설팅을 추진한다. 심층컨설팅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마을기업에 전담 배치돼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업성이 부족한 곳은 수익사업을 발굴해 경영·마케팅을 지원하고, 판로에 어려움이 있는 곳은 전문 상품기획자와 홍보 전문가를 투입한다. 공동체가 와해된 곳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지역사회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지역혁신포럼’로 구성된다. 지역의 문제를 주민이 직접 발굴하면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이 협력해 통합적인 해결책을 만드는 식이다. 현장의 의견을 토대로 하는 만큼 정책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충북 1개, 광주 2개, 대전 1개 등 총 4개 의제에 1억원을 지원하고, 앞으로 각 지자체와 함께 지역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변윤재 기자 ksen@k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