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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이기주의 내려놓는 SK

경제적·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하는 'DBL 경영닻 올려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 도입16개 계열사 KPI 50% 반영

SK그룹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을 본격화한다. 사회적 가치(SV·Social Value)를 계량화해, 재무제표처럼 SK이노베이션 등 16개 주요 관계사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매년 공개할 계획이다. 나아가 연말 성과보상 및 승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핵심평가지표) 절반에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반영한다. 다만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 공표 방식과 시점은 각 사별로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때 밝히거나 지속가능보고서에 기재하는 등 자율로 정할 방침이다.

사회적 가치, 화폐로 환산·관리KPI 50% 반영

SK그룹은 21일 16개 주요 관계사가 2018년 한 해 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될 수 없다”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사회적 가치란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이나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말한다. SK는 이같은 사회적 가치를 경영애 접목시킬 방안을 모색해왔다.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듯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 공동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측정 체계 개발에 들어갔다.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학·회계학 전문가는 물론 사회학 교수, 사회적기업 전문가들의 자문도 구한 결과, 3년 만에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 측정은 크게 ▲경제간접 기여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등 3개 항목으로 이뤄진다. 경제간접 기여 성과는 기업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로, 고용, 배당, 납세 등을 의미한다. 사회공헌 사회성과는 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를 뜻하는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이나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처럼 사회공헌 사업이 해당된다.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를 일컬으며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부문을 평가한다. 생산공정 개선이나 지배구조 개선과 같이 지속가능한 발전과 상생사회 구축을 위한 일련의 활동이 포함된다. ‘착한 돈벌기’에 대한 SK의 의지가 읽혀지는 부분이다



SK이노베이션 등 3개사, 지난해 사회적 가치 12조원 이상 창출  

측정 체계를 적용했을 때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개사가 지난해 찰출환 사회적 가치는 12조원을 웃돈다. SK이노베이션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2조3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조1884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원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1조6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을 창출한 것으로 평가됐다. SK하이닉스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9조9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4563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760억원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

눈에 띄는 것은 손실도 그대로 반영한 점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는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량 때문에 비즈니스 사회성과 분야가 마이너스가 됐다. SK텔레콤은 기지국 운영을 위한 화석 연료 사용과 일시 통신장애에 따른 피해 보상액 등이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당초 SK내부에서도 수치 공개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으나 최 회장이 손실까지도 공개하기로 결단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발표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향후 측정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 사회적 가치를 사회에 확산시키는 데 나설 걔획이다. 국내 공기업과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과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에 대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유럽과 미국 등 약 13개 다국적 기업들과 협력해 측정 체계에 대한 글로벌 표준도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사회적 가치를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과 연동시킬 방침이다.

ksen@ksen.co.kr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