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토)

  • 구름많음춘천 25.6℃
  • 구름조금서울 27.2℃
  • 구름조금인천 26.3℃
  • 구름많음원주 25.8℃
  • 구름조금수원 25.2℃
  • 구름조금청주 28.8℃
  • 구름조금대전 27.5℃
  • 맑음포항 25.9℃
  • 구름조금군산 26.3℃
  • 맑음대구 25.9℃
  • 맑음전주 27.9℃
  • 맑음울산 25.5℃
  • 맑음창원 27.3℃
  • 맑음광주 28.0℃
  • 맑음부산 28.3℃
  • 맑음목포 27.7℃
  • 맑음여수 28.7℃
  • 맑음제주 28.8℃
  • 구름많음천안 25.5℃
  • 맑음경주시 24.6℃
기상청 제공

공동육아·엄마표 수제간식...아파트, '같이'로 더 따뜻해진다

서울시, 주민이 생활문제 해결하는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추진

주민 주도 사회적경제기업 설립 유도주민모임에 3년 간 최대 2억 지원

은평구 응암동 H아파트에는 다른 단지에서는 보기 힘든 특별한 아이돌봄 서비스가 있다. ‘항혼육아’에 지친 할마·할빠를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 귀한 내 손주, 정성껏 돌보느라 시장 한번 다녀오기도 녹록치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됐다. 단지 내 사용하지 않는 주민회의실에 주민들에게 기증받은 유아용품을 채웠다. 특히 주민들 중 선발된 자원봉사자가 돌봄선생님을 맡는 만큼, 주민들의 신뢰와 호응이 높다.

동대문구 전농동 R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겐 가족 외 든든한 지원군이 더 있다. 아파트 이웃들이다. 주민들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단지 특성을 고려해 건강한 간식을 통해 서로를 도왔다. 인근 상가 빈 점포를 빌린 뒤 사회적경제기업으로부터 레시피를 받아 주민들이 직접 직접 간식을 만들어 팔았다. 이웃이 만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라는 점으로 인해, 엄마의 손맛이 담긴 간식을 맛본 청소년이 4주 동안 1568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두 사례처럼 앞으로 공동주택 주민들이 사회적경제조직과 힘을 합해 일상에서 발생하는 공동주택 내 생활문제를 해결하고 살림을 혁신하게 된다. 서울시는 아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단지별 사업기간은 총 3년아며 단지별로 올해 최대 6000만원, 3년 동안 2억원을 지원한다. 주민들이 직접 사회적경제기업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사업화까지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사업 첫 해에는 단지별 상황과 특성을 반영해 공동주택 내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방법 모색을 주도할 ‘주민소모임 구성 및 활성화’에 집중한다. 돌봄, 건강, 먹거리 등 공동소비 기반의 자조모임 형성될 수 있게끔 전문 역량을 갖춘 코디네이터가 주민 모임 구성부터 실행, 사업화까지 지원해 내실 있는 운영을 돕는다.

2년 차에는 단지 내 유휴공간을 중심으로 주민 주도의 사회적경제기업 설립을 지원한다. 사회적경제를 활용할 생활서비스를 상설화하는 등 지역 내 경제공동체가 형성되는 게 핵심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3년 차에는 사업을 통해 창출된 수익이 지역서비스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주민이 사회적경제 소비자·투자자·기업가로 참여할 수 있는 경로를 개발·제공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서울시민 중 아파트, 연립, 다세대주택과 같은 공동주택에 주거하는 비율은 62%로 2명 중 1명 이상이다. 그러나 많은 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공동 주택 내 아이돌봄, 에너지, 쓰레기, 환경, 먹거리 등 생활관련 문제가 발생하는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주택에서의 생활문제를 줄이는 것은 물론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참여한 사회적경제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 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불러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시는 올해 21개 자치구에서 15개 단지를 선발하고 2022년까지 35개 단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15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5명 이상의 주민모임이면 참여 가능하며, 공동주택 주민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친 후 오는15일까지 해당 자치구 담당부서로 신청하면 된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 실행을 도울 지역 지원기관도 오는 26일까지 모집한다. 선정된 기관은 각각 2~5개 공동주택단지를 맡게 되며, 주민 주도로 프로젝트가 실행될 수 있도록 기획 및 사업화 지원을 하게 된다.

ksen@ksen.co.kr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