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 (목)

  • 흐림춘천 8.0℃
  • 구름많음서울 7.4℃
  • 맑음인천 7.6℃
  • 흐림원주 8.1℃
  • 구름많음수원 7.5℃
  • 청주 8.1℃
  • 대전 7.1℃
  • 포항 8.8℃
  • 흐림군산 9.5℃
  • 대구 9.7℃
  • 전주 8.9℃
  • 흐림울산 9.5℃
  • 구름많음창원 12.3℃
  • 구름조금광주 10.9℃
  • 구름많음부산 12.6℃
  • 맑음목포 11.4℃
  • 구름조금여수 11.0℃
  • 맑음제주 15.6℃
  • 흐림천안 7.8℃
  • 흐림경주시 9.4℃
기상청 제공

사회적기업과 대기업의 미래학적 좌표 (4)

 

201308월 제15호



사회적기업과 한국의 대기업의 미래학적 좌표 (4)


세계화는 한국의 숙명


 



허철부


명지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문화와경영연구소장



자원이 없고 국내 시장도 보잘 것 없었던 한국은 숙명적으로 1960년대 초기부터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고 이것이 역설적으로 세계화의 추세를 주시하는 기업문화를 조성하여 일부 대기업만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것이 소수 대기업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1997년의 IMF 외환위기 이후 감소된 중산층과 청년층의 실업률이 사회적 갈등문제를 조성하였고 급기야 박근혜 정부는 경제적 민주화를 주요 정책과제로 선정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식량생산량은 국내소비의 약 30%까지 밖에 안된다. 가축의 소비량까지 거의 전량을 수입할 수밖에 없어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 소(), 돼지, 닭 등이 모두 수입된 사료를 먹고 자라기에 이것은 사실상 국산품이 아니라 수입품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수입 사료까지 계산하면 우리의 식량자급률이 20% 정도라고 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225.4배인 87242만 배럴을 수입하는 석유 수입량은 (2010년 기준) 완전히 무역흑자를 거두는 극소수의 세계적 경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특혜를 받았다고 지탄받는 소수 대기업을 역대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을 해 줄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지금 북한이 중국의 석유원조를 받으며 가끔 송유관이 막히는고통을 겪는 것처럼 60년대만 해도 미국의 원조를 받으며 가끔 미국과 정책상의 충돌이 생기면 석유공급량이 줄어들어 극심한 고통을 입었다. 그래서 정부가 석유의 직접수입과 석유제품까지도 가공해서 역수출하는 석유화학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운 것이 지금의 SK이노베이션이다.


 


하지만 자동화와 국내투자 여건의 악화로 대기업제조시설 해외이전이 가속화되었고, 고용효과가 큰 중견기업과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 같은 히든챔피언을 육성해야 되는 당위가 발생하였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마저도 세계적 경쟁력이 없으면 생존하기 힘든 세계화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의 90% 이상이 세계적 경쟁력이 없는 현실을 우리는 똑바로 직시하여야 한다.


 


30대 기업 중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한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4개 기업이었다. 또한, 2012년 영업성과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의 순이익이 30대 기업 전체 이익의 50%에 이르렀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 이유는 위기 속에서 오히려 오너에 의한 기술혁신과 해외시장 진출의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린 특성이 공통점이라며 서울대 송재용-이경묵 교수는 하버드대학 논문집에 한국경영의 특징으로 가족경영과 관료조직의 결합에 의한 스마트경영이라고 새로운 학설을 주장하였다.


 


포춘(Fortune) 500대 기업에 선별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 2007/2013년 비교에 의하면 미국 162/132, 일본 67/68, 한국 14/13으로 줄어든 반면에 가족문화가 강한 중국의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24/73으로 거의 3배나 늘었고 네덜란드, 스위스는 우리와 비슷하고, 스페인, 호주, 러시아, 이태리, 인도, 브라질이 우리를 바짝 따라온다. 우리가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인구와 국토로 봐서 영··독 수준인 37~8개가 되고 삼성전자 급의 세계적 기업이 10~20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고용과 세계적 경쟁력을 모두 갖춘 중소기업의 육성이 시급하나 산업화의 역사가 짧고 땀을 흘리지 않고 불로소득을 하던 양반의 성리학 근본주의의 문화가 사농공상의 계급의식을 부추겼고, 육체노동과 모험을 싫어하고 3D 기피 등 이공계와 중소 상공인을 무시하던 문화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인 양대 문화, 과거제도와 양반제도로 이루어진 엘리트 사상과 특권의식에서 오는 수탈행위가 지금까지도 잔재하여 동서양의 다른 나라에 비해서 기업간의 수탈행위가 유난히 두드러진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이 한국적 봉건문화인 양반과 노예 간의 수탈유습이 남아 대중소기업 간의 그리고 중소기업 간에 큰 상처를 남기고 노무현 정부부터 동반성장을 정책의 큰 이슈로 다뤄왔지만 문화의 변혁은 쉽지 않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역설적으로 아담 스미스로 대변되는 자유경제사상은 성악설에 근거하고 윤리적 판단을 배제하는 반면에 혁명의 폭력과 정부의 독재를 정당화를 주장하는 사회주의가 윤리를 강조하며 성선설에 그 출발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결에서 사회주의가 패배한 것은 사회주의가 이상주의에 근거하고 윤리적 측면을 강조하여 일부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현실을 분석하는 면에서 자본주의보다 정확도가 떨어져 경제성장과 효율성, 그리고 국민의 복리후생의 증진에 기여한 것이 극히 적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또한 윤리를 이론의 출발점에 깔고 있지만 그 실행과정에서 사회주의의 윤리성이 퇴색할 뿐만 아니라 비현실적인 이상을 강제적으로 그리고 폭력적으로 실시하며 정부에 권력을 엄청나게 집중시켜 부패와 부정의 온상이 되기도 하고 윤리에서 출발하여 비윤리적인 폭력으로 악순환하는 역설을 초래하였다. 이론의 전개과정에서 개인의 이익이라는 일견 반윤리적 행위를 출발점으로 하는 자본주의가, 실행과정에서 독과점 금지와 노동삼권의 보장 등 법적 보호 장치를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자유와 인권 등 윤리적 요소를 더 많이 내포하였다는 사실에서도 사회주의의 패배 원인이 발견된다.


 


자본주의의 비조 아담 스미스는 윤리학자이고 국부론에 부응하여 도덕감정론의 저서를 남겼고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산업화의 토대로 엄격한 청교도 정신에 의한 문화혁명이 선행한 것을 지적하고 있고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리 뒤르켕은 산업사회의 기계론적 파편화는 윤리적 개인주의에 대응하는 유기적 통합으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제창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마르크스적 해석과 관계없이 세계화의 결과로 야기된 선진국을 중심으로 하는 중산층의 급격한 몰락과 소득의 급격한 불균형적 현상의 전개는 개인주의적 시장경제주의를 가일층 도덕적/공동체적 보완을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으니 근래에 많이 거론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같은 맥락에서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요청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이윤추구 행동과 일견 관계가 없어 보이는 기업의 윤리적 행위로서 기업의 일부 이익 또는 대부분을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환원하는 행위이다. 이 같은 세계화된 거대기업의 사회적 공헌행위는 기업의 중장기적 생존의 기반을 강화한다는 비용의 개념으로 보지 말고 투자의 개념으로 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