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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기업

201208월 제3




사랑받는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기업






Column_김주남.jpg



김주남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우리나라 미래의 주역이 될 청년들에게 존경 받는 기업이란?”이라는 질문을 던져 보기로 하자. 한 단계 더 나아가서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업은?”에 대한 답변이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이와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생각하여 보아야 한다. 국가 간에 국부 전쟁을 하던 시대의 고전적 자본주의 경영학에서는 기업 경영이 영리 추구에 있었다. 그러나 지구촌에 비즈니스 국경이 없어진 글로벌화 시대에는 기업 경영의 목적 자체가 법을 잘 지키는 기업과 윤리를 중시하는 기업 단계를 거쳐서 이제는 착한 시민 기업이 되는데 있다. 현명한 소비자들이 착한 기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기업은 지속 경영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취약 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과 지역사회공헌 등 착한 일은 사회적기업의 역할로 인식되고 있어서 일반 기업은 영리만 추구하여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기업과 기업의 경영 목적이 양립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사랑받는 기업에 대한 답변을 얻기 힘든 것이다.






반면, 선진국에서 지속 경영에 성공하고 있는 기업들은 모두 직원, 협력 업체, 고객과 지역사회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존슨앤존슨 사는 제3자의 청산가리 투입으로 타이레놀 복용 사망자가 발생하자 미국 내 전 매장에서 회수하는 등 책임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시장점유율이 35%에서 8%까지 떨어지는 위험에 노출되었지만,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는 제약 회사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미국 내 유기농 식품 유통업체인 홀푸드(Whole Foods)는 매장의 전산 시스템 고장으로 손님들이 물건값을 치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고객들에게 구매한 물건은 모두 무료로 가져가게 하고, 값을 치러야겠다고 생각하는 고객은 나중에 자선단체에 기부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홀푸드' 는 고객과 사회를 우선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혼다(Honda)는 오랜 협력업체가 납품한 부품에서 계약을 끊을 정도의 예상치 못한 결함을 발견했지만, 협력 업체에 즉시 전문가를 보내 정확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치유할 때까지 지원하였다. 협력 업체는 혁신 아이디어와 생산 원가 21% 절감으로 화답하였고 모든 협력업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혼다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세계 도처에서는 사랑받는 기업들의 등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 간의 의사소통 시스템이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사랑받는 기업 여부가 지속 성장의 가장 중요한 핵심 경쟁력 요소가 되고 있다.





 



소비자와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업으로 선정된 인도의 타타 그룹은 영리 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이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2011년도 매출액 865억 불로 우리나라의 현대 그룹과 비슷한 규모의 타타 그룹이 영리를 추구하면서도 가장 사랑받는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이 될 수 있음은 우리나라의 기업의 사회성에 많은 시사점을 던질 것으로 기대하여 소개한다.






타타 그룹(TATA Group)은 이미 2007년에 카네기 재단에서 수여하는 세계 최고의 윤리기업으로 선정되었고, 세계명성위원회로부터 세계에서 존경받는 기업 11위에 올라 있는 기업이다. 세계 4위의 경제 대국, 힌두어와 영어 등 공식어가 22개나 되는 다민족 국가, 중국과 함께 세계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이머징 마켓이라는 수식어를 통해 볼 때 영리 추구라는 기업 경영의 목적이 가장 잘 들어맞는 시장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타타 그룹은 창립 이후 회사의 최고 경영 정책으로 3대 원칙을 지키고 있다. 첫째, 직원을 존중하면 회사가 존경받고 성장한다는 원칙으로 회사 구성원인 직원과 가족과의 신뢰를 끊임없이 구축하는 것이다. 200811월 뭄바이에 운영하고 있는 타지마할 호텔에서 폭탄 테러로 화재가 발생하였다. 많은 직원들이 고객들을 대피시키느라고 탈출하지 못하고 순직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타타 그룹은 즉시 희생자 가족과 자녀들에게 평생의료보험과 평생 급료를 지급하고, 자녀들에 대하여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평생 교육을 책임진다고 발표하였다






세계에서 100 여개의 계열사와 43만 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글로벌 기업인 타타 그룹은 그래서 노사 분규가 없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대우쌍용차 부분을 인수한 타타대우 역시 비정규직 철페를 수용하고 임금협상을 무파업으로 끝낸 바 있다. 타타 그룹의 직원 사랑 정책은 전세계적으로도 효시적이고 유별나다. 1912년에 세계최초로 전 직장에서 8시간 노동제를 도입하였다. 산업화에 성공한 영국에서 조차 1914년 하루 12시간 노동제가 처음으로 도입되었으니 가히 원조라고 할 수 있다. 1915년에는 무료 의료지원제를 도입하였고, 1920년 유급 휴가 제도, 1928년 임신 휴가 제도, 1934년 성과급 제도, 1937년 퇴직금 제도 도입 등으로 인도 정부의 입법보다 평균 36년이나 빨랐다.






둘째, 고객과의 신뢰를 항상 생각한다는 점이다. 뭄바이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일가족 6명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을 접한 타타 회장은 위험한 오토바이보다는 안전한 승용차를 오토바이 가격에 만들 것을 약속하였다. 그 후 모든 직원들과 주위 기업인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약속은 약속이다라는 신념을 강조하며, 나노라는 소형차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국민들에게 공급하였다. 당시 스즈키 오사무 회장은 250만 원짜리 차를 만드는 것은 안전도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는 있을 수 없다고 비난하였지만, 타타는 연비와 안전도에서 우수한 소형차를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셋째, 사회와 국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원칙이다. 설립자인 잠셋지타타 회장은 "사업은 사회와 국가를 위한 것이다" 라며 영리추구 기업의 사회적기업화를 제시하고 실천하였다. 타타 그룹의 사시는 사회로부터 얻은 것은 사회로'이며, 실제로 기업 이윤의 60%를 반드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실천하고 있다. 타타 그룹의 설립자 가족들은 지주회사인 타타선스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도랍지 타타트러스트와 라탄타타기금 등과 같은 자선 재단을 설립하여 타타선스의 지분 2/3를 기부하였기 때문이다






창립자의 증손자인 현 라탄타타 회장의 지분은 1% 도 되지 않는다. 1982년 설립한 잠세지 타타 장학재단은 8개 재단을 통해 학술, 예술, 의학 등 전 방위 분야를 지원하고 있는데 아시아 최초의 재단이다. 국가와 사회 발전의 초석이 되는 인도 과학원, 타타 암 연구센터, 국립예술진흥원 등을 설립하여 기업의 사회적 가치 제고 효과를 목적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존경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과 이에 따른 고비용 지불이라는 국민의 희생 속에 성장한 배경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이 순환출자구조와 편법상속 등을 이용하여 일가 지배 체제를 강화하면서 기업의 사회성을 외면하고 있음은 타타 그룹의 사례로 볼 때 매우 대조적이다. 타타 그룹의 사회적 책임 경영 사례는 사회적기업을 향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모범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