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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소비문화가 있는 마을장터 ‘영등포 달시장’ 열려

6월 28일 오후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자센터 앞마당에서 지난 5월 31일 첫 회에 이어 제 2회 ‘영등포 달시장’이 열린다. 

영등포구청이 주최하고 하자센터가 주관하는 ‘영등포 달시장’은 2011년 시작되어 올해 3년째로서, 영등포구 지역 주민과 사회적기업가, 예술가, 청년 문화기획자 등 ‘마을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커뮤니티 기반 네트워크의 장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영등포 달시장은 ‘한 달에 한 번, 달빛 아래 생겨나는 마을장터’라는 슬로건 아래 네 개의 ‘골목’(솜씨, 나눔, 먹자, 체험)과 두 개의 ‘마당’(주제, 축제)으로 구성된다. ‘솜씨 골목’은 수공예를 기반으로 한 예술가 및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장터 및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나눔 골목’은 주민참여 벼룩시장 및 사회적경제 체험 및 홍보 부스가 마련된다. 

생협과 도시농부, 귀농생활자 등이 정성껏 길러낸 유기농 채소와 효소, 수제잼 등이 선보이는 오가닉마켓과 김밥, 떡볶이부터 컵케이크며 타코야키 같은 별식까지 즐길 수 있는 ‘먹자 골목’은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인기 골목. 하자센터가 한국암웨이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 대상 창의교육사업인 ‘생각하는 청개구리’의 흥미로운 여러 워크숍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체험 골목’은 어린 자녀를 둔 이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달시장 장내 라디오 ‘달디오’가 진행되고 시간대별로 인디 뮤지션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축제마당’은 마을 사람들의 단골 약속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곳에 자리잡는 것은 매달 달라지는 ‘주제 마당’. 

40개 이상의 (예비)사회적기업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중 50% 이상이 문화, 생태 분야인 영등포의 지역 특성을 살린 마을장터로 정착한 달시장은 올해 들어 매달 사회적경제의 의미를 알릴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해 더 쉽고 친근하게 사회적경제를 체험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5월의 ‘협동’에 이어 6월의 주제는 ‘소비’이다. 

“달시장으로 소비하자!”라는 슬로건과 함께 진행되는 6월의 달시장은 상품에 담긴 ‘이야기’를 알리고, 그 이야기가 소비자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마음’이 오고 가는, 즐겁고도 행복한 소비문화를 지향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에 따라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게 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공정무역을 비롯한 ‘윤리적 소비’, 세상에서 가장 뿌듯한 소비 ‘기부’, 안 쓰는 물건이나 유휴공간 등을 함께 나눠쓰는 ‘공유경제’, 버려지는 제품이나 재활용 자재를 이용한 제 2의 탄생 ‘리사이클링/업사이클링’ 등 사회적경제 4가지 열쇠말을 선정하고 관련 팀들을 곳곳에 배치한 것이 특징. 

우선 주제마당에는 4개 분야의 취지를 잘 보여주는 팀들이 참여한다. 남아프리카 남동쪽 끝에 위치한 스와질랜드 출신 장인들에 의해 100% 핸드메이드로 제작되는 ‘스와지캔들’은 세계공정무역기구 WFTO의 멤버로서 수익금 일부를 아프리카에 전달하고 있다. 매년 르완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매년 기획, 출판후 현지를 방문해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벌이는 ‘북스포르완다’라는 팀도 참여한다. 

공정무역, 업사이클링, 기부, 친환경 브랜드들을 편집숍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개, 판매하고 있는 앨런스파이프도 눈길을 끈다. 입지 않는 중고의류 등이 기부자와 구매자의 ‘스토리’를 매개로 공유되는 소셜 플랫폼을 조성하는 ‘스토리스토어’, 대안적 소비에 관심있는 지역 소상인들과 소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온라인 기반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바이왓유빌리브’ 등 최근 공유경제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청년창업팀들도 참여한다. 

주제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들도 기획되었다. 윤리적 소비, 기부, 공유경제, 리사이클링/업사이클링 등 4개 열쇠말에 관련된 퀴즈를 곳곳의 관련 부스들을 들르며 풀어보는 ‘달시장 빙고!’, 공정무역 제품이나 수익금 전액 또는 일부가 기부되는 제품을 구매한 뒤 방문하면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 기증한 사람들의 스토리까지 곁들여 판매되는 ‘스토리경매’ 등이 준비되었다. 

주제마당과 이벤트뿐만 아니라 달시장 곳곳에서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팀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눈썰미만 좋으면 보물을 건질 수 있는 벼룩시장으로 잘 알려진 ‘나눔골목’은 애초에 영등포 주민들만 참여할 수 있어서 ‘내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이웃과 나누겠다’는 정이 오간다. ‘먹자골목’에서는 턱없이 높은 중간마진 없이 생산자에게 정당한 수익이 돌아가는 브로콜리와 벌꿀,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위해 수익 일부가 기부되는 사과, 청년들의 자활을 위해 만들어지는 타코야키, 마포 경의선 폐선부지에서 열릴 전시를 위해 판매되는 전 등을 맛볼 수 있다. 

‘솜씨골목’에 참여하는 예술가들 중에는 많은 수가 리사이클링 작업을 하고 있으며 장애인 단체, 유기견 보호소, 성폭력 생존자 자활시설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마음을 보태기 위해 참여한 팀들도 눈에 띤다. ‘체험골목’도 자연을 배려한 소비를 생각한다는 의미로 생태와 자연 그리고 인간을 연관지을 수 있는 생태놀이와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 만들기 활동 위주의 워크숍 위주로 배치되었다. 

달시장은 물건과 돈만이 오고가는 시장이 아니다. 대신 사람들의 이야기와 소망을 주고 받는다. 방치되었던 자원이 더 필요한 곳에 소중하게 쓰이길 원하는 마음으로 팔고, 조금은 손해 보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지갑을 연다. 달시장은 지난 5월 첫 회에 총 69개 부스가 참여했으며, 약 2500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이것이 많이 팔수록 밑질 수도 있고, 딴 데보다 비싼 줄 알면서 기꺼이 사는 ‘이상한 시장’, 달시장에 대한 지지이자 사회적경제 정착의 증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