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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이라더니.

春來不似春이라더니.

춘래불사춘을 누가 맨 먼저 쓰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왜 하필이면 꽃피고 새우는 봄을 시샘하여 그런 말을 했는지 궁금하다. 봄이 왔는데 봄 같지 않다는 것은 봄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좋은 것들이 하나도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닐까? 봄은 생동의 계절이기에 얼어붙었던 겨울을 이겨내고 만물이 새싹을 틔운다. 날씨는 따뜻해지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도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다. 농사짓는 농부들은 씨를 뿌리며 풍성한 수확을 기대한다. 가을철에 떨구었던 입새들이 파랗게 되살아나 희망을 노래한다.

봄은 모든 사람의 가슴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기에 생명의 계절이다. 그런데 시인은 왜 춘래불사춘이라고 험담을 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보릿고개를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눙쳐본다. 가수 진성은 보릿고개 노래 하나로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옛날의 보릿고개는 참으로 어두운 기억이 될 것이다. 아끼고 아껴 먹던 식량이 모두 떨어져 보리 수확만 기다리는데 수확시기와 절량(絶糧)날짜가 맞지 않으면 초근목피 아니면 흙으로라도 배를 채워야 한다.

비참했던 곤궁의 계절이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벌일 때 3백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말이 나돌았다. 다행히도 한국은 6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보다 못사는 나라였는데 지금은 세계10위권에 드는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우리보다 잘 살던 나라들이 지금은 국민들이 배를 곯는 딱한 입장이 된 것은 정치 지도자들의 부정부패가 극에 달한 때문이다. 제 배만 채우려는 나쁜 지도자 밑에서는 경제 도약이 생길 수 없다.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석유까지 나오는 베내주엘라 같은 나라는 정치지도자의 포퓰리즘에 의해서 가장 추악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기름이 나오면 뭣 하나? 산유국답게 생산을 조절하고 올바른 경제정책으로 국민들의 생활향상을 도모해야 하는데 경륜 없는 지도자는 권력 독점과 부정부패를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하고 있어 국민경제가 살아날 수 없는 구조로 변해버렸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정부 집권이후 부동산의 난맥, 소득주도 성장의 비뚤어짐, 최저임금제의 잘못된 조정, 탄소중립을 내세우면서 탈원전을 주장하는 모순 등등 어처구니없는 경제정책으로 최악의 경제상황을 만들어놨다.

그나마 코로나19의 창궐로 2년이 넘도록 국민을 통제하고 포퓰리즘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기회를 이용하여 퍼주기에만 전심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언제 어떻게 추락할지 못내 전전긍긍하게 된다. 코로나19는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놀라운 감염력으로 하루에 62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적인 확진환자를 발생시키며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다. 누적 확진자가 9백만 명을 넘어섰으니 국민의 5분의1이 양성이다.

세계1위다. 하루 300여 명의 사망자를 모실 수 있는 장례식장과 안치실 그리고 화장장까지도 모두 빌 틈이 없다고 하니 난리 중에도 이런 난리가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역당국은 국민의 60%만 백신주사를 맞으면 면역체계가 완성되어 더 이상의 감염이 없다고 큰소리 쳤지만 70%가 넘어도 감염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기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미크론의 극성이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확진자들이 병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자기 집에서 외로운 투쟁을 벌일 뿐이다. 코로나19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재앙이 되어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이제는 지쳤는지 선진 각국들이 앞장서 방역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 방역의 선두자리를 지켜왔는데 이제는 ‘벗자’는 추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는 걸 보면 마스크의 효과는 확실하다.

한편 러시아의 침범으로 쑥대밭이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세한 전력으로 밀어붙이는 러시아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영웅적인 저항이 큰 효과를 내고 있다. 푸틴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가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문제다. 러시아는 기어코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받아내기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 우리는 이 전쟁을 보면서 나토 가입이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끼칠 긍정적인 효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한국이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있지 않다면 중국의 손길을 피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나라는 대만이다. 대만의 국제적 위상은 매우 어려울 수 있는 입장에 서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이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어 섣불리 중국이 움직일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코로나 펜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따뜻하고 맑은 봄 날씨에 봄 같지 않다는 하소연이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든다. 울진 삼척을 집어 삼킨 열흘간의 산불도 하늘에서 내린 비로 자연스럽게 꺼졌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사태도 하늘의 손길로 빨리 종식될 것을 기대한다.

 

전 대 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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