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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성 굿피플인터내셔널 상임이사, “사회적경제는 우연이 맺어준 필연”

 

 

강대성 굿피플인터내셔널 상임이사, “사회적경제는 우연이 맺어준 필연”

*재미난청춘세상 교육과정이 끝나고 사회적경제기업 창업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고민하던 중 재미난청춘세상과 ‘착한소문쟁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성경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사회적가치를 위해 수고하고 애쓰시는 착한 사회적경제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알아서 함께 응원하고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착한 소문이 확산하며 조금은 더 착한 사회가 됐으면 싶다.*

지금은 비영리법인인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인터내셔널’ 상임이사로 일하고 있는 강대성은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1982년 정유회사인 SK에너지(옛 유공)에 입사해 30여 년을 근무했다. 그리고 2011년에는 SK계열사 MRO코리아의 CEO로 취임, 당시 영리기업이었던 회사를 사회적기업 '행복나래'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대기업이 사회적기업이 웬 말이냐며 1차 인증심사에서는 떨어지는 우여곡절 고비도 있었지만, 결국은 ‘사회적기업들을 위한 성장 플랫폼’으로 행복나래를 견고히 자리매김했다.

2016년 은퇴 이후에는 은퇴한 SK임원들을 찾아가서 “그간 비즈니스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젊은 사회적기업가들에게 지혜를 나누어 주자”고 설득, 재능기부플랫폼 ‘SE바람’이란 사회적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 그리고 행복나래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문화재청, 소셜벤처, 여성가족부, 임업진흥원 등의 각종 심사에 참여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 그의 행보에 굿피플인터내셔널이 주목하면서 2019년 강대성 상임이사는 일반기업 경영인에서, 사회적기업 경영인을 거쳐 비영리기관까지를 두루 경험하게 되는 보기 드문 ‘사회적경제 전문가’가 됐다.

강대성 상임이사는 “사회적경제는 우연이 맺어준 필연”이라고 했다. SK그룹 내 구매 전문회사인 MRO코리아 CEO로 임명받은 뒤, 내부거래 등의 사회적 비난 여론 속에 다른 기업들 대부분이 매각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것과는 달리 SK그룹이 MRO코리아의 사회적기업 전환을 결정한 우연이 오늘을 있게 해 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의 우연을 필연으로 만든 건 강대성 상임이사의 ‘열심’ 때문인 듯싶었다.

강대성 상임이사는 지금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5시에 기상한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필라테스를 하고, 나머지 날은 매일 한 시간씩 한강을 걷는다. 걷는 동안에는 책 읽어 주는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책을 두 권 정도 소개받는다. 그는 SK 임원 재임 시절부터 아침 7시면 사무실에 출근했다. 출근과 동시에 영어와 중국어 개인 과외로 누구보다 빠르게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다. 대신 직원들에게는 자신의 출퇴근 시간에 신경 쓰지 않도록 당부했다. 그리고 매달 첫날에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편지도 보냈다. 편지의 화두를 정하기 위해 정보를 모으고 고민하는 일은 매일매일의 과제가 됐다. 하지만 지금도 그는 대상만 달라졌을 뿐 매달 편지쓰기를 계속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고민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편, 행복나래 재임 시절에는 사회적기업을 하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학원에 입학해 2014년에는 사회복지로 석사학위를 받고, 2016년에는 사회복지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그리고 행복나래를 경영하면서 얻은 소중한 경험과 교훈은 ‘나는 착한 기업에서 희망을 본다’란 책으로 담아 2016년에 출간했다. 사회적기업에 몸담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모든 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는 분명 ‘우연히’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을 경험하게 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오늘날 많은 곳에서 찾는 없어서는 안 될 ‘사회적경제 전문가’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그의 ‘열심’이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 줬기 때문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그가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당시에는 상업기업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였다. 하지만 이제 상업기업의 목적은 이해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로 변화했다. 그리고 경제적가치와 함께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경제기업, 사회적기업도 널리 보편화돼 가고 있다.

강대성 상임이사는 상업기업, 사회적기업, 비영리재단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상업기업들은 ‘사회적가치’에 대한 고민을 늘려갈 것을 조언한다. 그리고 사회적경제기업, 사회적기업들에게는 사회적가치 추구 노력도 좋지만, 기업 자체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경제적가치 실현에도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비영리조직들은 영리 조직과 기업가정신을 탐구하고 배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굿피플인터내셔널에 상임이사로 임명된 이후 기업에서 배운 것을 열심히 나누고 실천하고 있다. 그에 앞서 리더로서의 ‘솔선수범’과 새로운 조직원들과의 긴밀한 ‘소통’은 기본이다. 그는 어디를 가든, 누굴 만나든 굿피플의 대표 사업인 ‘희망박스’의 홍보자료를 가지고 다니며, 굿피플 사업을 알리는데 그 누구보다 열심이다. 또한, 부문별로 나누어 간담회를 마련하고 그들의 의견을 열심히 경청하는 것과 동시에 그간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나눈다. 연초마다 구성원들 모두가 ‘사명선언문(Mission Statement)’을 개발, 동료들에게 공표하고 상호 간 진행 상황을 독려하는 것도 그가 굿피플에 합류하고 생긴 변화다. 더욱 친절한 전화응대부터 구성원별 후원자 모금현황을 도식화해 선의의 경쟁을 도모하는 등 굿피플의 혁신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강대성 상임이사는 정작 행복나래 은퇴 이후 더 분주해졌다. 최근 자신이 주도하에 출범시켰던 SE바람 이사장직은 임기를 다해 내려놨음에도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는 물론 각종 기관의 사회적기업 심사위원으로 명함도 여러 개다. 하지만 무엇 하나 허투루 넘기는 법은 없다.

누구든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만사 제쳐 두고 컨설팅을 위한 시간을 할애해 이야기를 듣고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현장에서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단번에 연결해 주기도 한다. 이는 각종 심사에 참여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도 그는 어떤 젊은 학생 창업가가 발표하는 사업 아이템을 듣고 그 아이템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모 사회적기업을 떠 올려 협업을 도왔다.

사회적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만큼 혼자 풀 수 없기에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자신이 가진 모든 자산을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자신과 같이 특별한 경험과 네트워킹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누구나 생각만 바꾸면 할 수 있는 것이 사회적경제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를 비롯한 공적 영역부터 상업기업, 사회적기업, 시민단체, 굿피플과 같은 NGO, 일반 시민 등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서 태산과 같은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런 생각 때문일까. 강대성 상임이사의 꿈은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됐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우연이 맺어진 필연인 사회적경제를 위해 생애 마지막 날까지 열심을 다하고 싶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 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 활동을 하는 기업. 사회적기업(社會的企業) 또는 소셜 엔터프라이즈(social enterprise)는 주로 사회적 목표를 가진 사업을 의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공공의 이해를 위해 수행되며, 이윤 극대화가 아닌 특정한 사회 경제적 목표 달성을 최종 목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정의 한다.

우리나라는 2007년 1월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공표되고 그해 7월부터 시행이 됐다. 그리고 사회적기업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은 기업들만이 그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사회적가치 추구를 주요 목적으로 하지만 정부의 인증까지는 받지 못한 기업을 칭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이란 용어가 함께 사용되고 있다.

 

홍성실, 재미난청춘세상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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