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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누스의 빈곤 퇴치에 관한 철학과 실행 시스템

유누스라는 인물(WHO)

 yunus.jpg



유누스는 빈곤 퇴치와 여성 인권 신장에 공헌한 공로로 200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고 1984년 필립핀 막사이상수상, 2006년 서울의 서울 평화상수상 외에도 60여 가지 상과 27개 명예학위, 15개의 명예상을 수상했다. 그는 노벨 평화상 수상금 전액(1.300천불)을 빈곤기금으로 기부하였다.



1940년 방글라데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14남매의 3번째로 태어나, 다카대학을 졸업 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의 벤더빌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에서 교수생활을 하다 1972년 귀국하여 방글라데시의 치타공대에서 경제학 교수로 근무 하였다.



집에서 학교로 오가면서 빈민층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고리대금업자의 높은 금리에 착취당하는 궁핍상을 보고 이들을 구제하기위하여 고리로 빌린 27불을 42명에게 그냥 빌려 주었다. 그런데 조건 없이 돈을 빌려간 사람들이 어김없이 전액을 상환하는 것을 보고 은행에 가서 빈민층 사람들에게 대출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담보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되자 유누스 자신이 보증을 서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후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대출을 받아 500명에게 빌려 주고 상환에 성공하자, 교수직을 그만두고 직접 금융기관(그라민 은행)을 설립하여 빈곤층을 위한 대안 금융시스템을 창안하게 되었다.



 



유누스의 철학



 



유누스는 빈곤은 가난한 한 개인의 무지나 게으름의 탓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시스템을 개혁하면 빈곤을 퇴출할 수 있다고 믿었다.



담보금융 제도에서는 담보가 있어야만 돈을 빌릴 수 있어 담보가 많은 사람들은 돈을 얼마든지 더 빌릴 수 있지만 담보가 없는 사람은 전혀 돈을 빌릴 수가 없기 때문에 담보금융은 부익부 빈익빈의 불공평한 제도이다.



누구나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기본권이다. 금융기관은 담보만 신뢰 하지 말고 인간의 잠재력을 신뢰하고 대출해줘야 하며 이것이 공평한제도이다. 따라서 그는 금융 시스템을 바꾸면 빈곤을 퇴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2050년에 가면 빈곤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박물관에서나 찾아 볼 수 있게 될 거라고 선언 하였다.



 



유누스는 빈곤퇴치의 3단계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구체적 목표를 세워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가고 있다. 이를 통해 빈곤을 퇴치하여 세상을 바꾸고 2050년에는 빈곤 없는 공평한 세상을 만든다는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유누스의 빈곤퇴치 3단계 시스템



 



1) 첫단계 시스템: 빈곤층의 자립,자활을 목표로한 무담보 소액금융





은행 시스템으로 지원 자금을 자급자족 한다



대출 전액을 스스로의 예금에서 조달 한다. 기부금은 일체 받지 않고 있으며 예금의 64%가 대출 이용자이다. 예금/대출 비율이 138% 정도이고 예금+기초자산/대출도 155%로 자금이 남는다.



 



무담보가 본질이다.



무담보이지만 상환율은 98%이상이다. 담보제도 보다도 상환율이 높다. 이 높은 상환율이 바로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빈곤 퇴치를 위한 대안금융으로 성공하게 만든 요인이다. 따라서 대손이 없으니 기관이 자율적으로 생존가능성을 확보하게 되고, 지속적으로도 사업이 발전 되어, 빈곤 퇴치라는 사회적 목적을 계속 추진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유누스가 고안한 시스템은 대손방지를 위한 장치가 정교하다. 중요한 장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룹대출



일반 제도권 금융대출이 각 개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하여 그룹대출은 대상자를 5명으로 그룹을 지어 그중 2명에게 먼저 대출하고 그 분할 상환이 기일에 순조롭게 상환될 때 나머지 3명에게도 대출이 차례로 이루어지게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사람의 신용이 타인의 신용에도 영향을 미치게 하므로 상호 심리적 연대성을 가지게 되고 그룹 회원 상호간에 상환에 대한 책임감이 물적 담보 이상이 되게된다. 이 그룹 대출방식은 실제적으로 검증된 유용한 수단이다.



그룹미팅



그룹원들은 매주 지점장과 함께 의무적으로 미팅을 가지며 그 미팅때 마다 분할 상한금액을 상환하고, 저축하며, 동료들의 조언과 지점장의 지도를 받는다.



소액 대출과 의무 저축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을 한도로 소액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동부유럽에서는 국민소득의 155%까지 중동지역에서는 44% 까지도 지원하는 기관도 있다). 대출받은 자들은 불의사고에 대비하고, 상환을 준비하기위하여 반드시 일정한 금액을 의무적으로 저축해야 한다.



 



분할 상환 제도



차주의 형편에 맞추어 매일, 매주, 매월 단위로 일정 금액을 분할 상환하도록 하여 일시 상환에 따른 부담을 완화한다.



 



상환기간의 장기화



일반적으로 3년 또는 5년 등 중장기적으로 상환기간을 늘려주어 장기적인 상환 계획을 이용하여 상환이 용이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 이외의 통합서비스 제공



차주는 사전에 일정기간 창업교육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정은 교육 대상자를 심사한 다기 보다는 오히려 적합한 대상자, 즉 상환의지와 상환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이다.



대출 후에도 지속적으로 경영컨설팅 등 경영애로 사항에 대한 지도를 해 주어 사업을 원활히 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상환기간의 장기화와 함께 평생교육에 대한 정신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교육, 주거, 위생 등에 대하여도 모니터링을 받아 지장 없이 사업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여성에 대한 우선권



전통적인 은행은 남성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그라민 은행은 여성에게 우선권을 부여한다. 실제로 그라민 은행의 고객 중 97%는 여성이다. 가난의 고통은 주부가 피부로 제일 먼저 크게 느끼고 또 이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나 헌신적 노력도 남성보다 여성이 앞서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제도가 가정 내 여성의 지위를 크게 향상 시켰다



 



법적문서의 부재



그라민 방식에서는 은행과 차주사이에 법적 강제조항이 없다.



대출상환이 불이행 되더라도 법정으로 가는 일이 없고 오히려 다시 일어 설수 있도록 지원 노력을 더 한다.





맟춤형 연체관리



사업이 뜻밖에 순조롭지 못해 연체가 되었을 때 차입자의 희생에 초점을 맟추어 사후관리를 한다. 경영 지도를 보다 더 집중지원 하고 상환기간을 연장하고 분할 상환 금액을 축소하여 상환을 용이하게 도와준다.



 



2) 둘째단계: 사회적 기업 지원



금융방식의 지원이 빈곤층의 창업을 통한 소득증대로 자립 및 자활이 목적이라면 기업방식의 지원은 자기 수익을 추구하는 한편 동시에 빈곤층에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 일자리 등을 제공하여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인간은 이기적 존재이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과 사회를 생각하는 존재이기도하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사회의 근원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기업의 형태로 표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창의력과 잠재력으로 사회를 변혁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 추구하는 철학이다.



 



사회적 기업은 NON-PROFIT(비배당)로 발생하는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상품의 질 향상이나 사업 확장에 재투자하고 동시에 NON-LOSS(비손실)로 적정한 수익을 통해 기업의 지속성을 유지해 간다.



 



유누스는 빈곤층에 금융을 지원하는 그라민 뱅크를 설립한 외에도 합자투자의 형태로 18개의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유누스센타를 운용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기업들이 유누스센타가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적기업들이다.



1. 빈민층에 이동 전화 서비스를 하는 그라민폰



2. 농촌에 전기를 공급하는 그라민 삭티



3. 어린이용 유제품을 제조하는 그라민 다농(프랑스 다농 합작)



4. 빈민층을 위한 염가 의류공장인 그라민 유니클로(일본 유니클로 합작)



5. 빈민층을 위한 1유로 신발 제조 계획(독일 아디다스와 합작)



6. 빈민층을 위한 염가의 섬유 제조공장(독일 체인점 오토 합작)



 



이 기업들은 모두 빈민층에게 싼값으로 상품이나 재화를 공급하여 빈민층의 소득증대와 기업의 수익성과 지속성을 유지하고 동시에 사회 변화에 공헌하고 있다



 



3) 셋째 단계: 빈곤층에게 주식 배당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원 제공



빈곤층도 기업 이윤에 참여하게 한다. 고속도로, 공항, 항만 등 기간사업이나, SOC사업 등의 회사 주식을 가난한자들에게도 일부 또는 전부 배정한다.



 



마치는 말





그라민은행은 설립이래 30여 년간 대출이용자 830명 가운데 64%500여만 명을 빈곤에서 탈출케 한 실적이 있다. 그라민 재단은 해외에 진출하여 세계 30여국의 마이크로기관에 교육, 기술이전, 대출보증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중 특기 할 것은 2008년에 처음으로 선진국인 미국 뉴욕에 1개 지점을 개설했다는 것인데 이는 국제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뉴욕에 서민을 위한 은행을 개설함으로써 세계로부터 마이크로크레디트의 힘을 인정받기 위한 것이었다.



그 후 계속 증설하여 현재 뉴욕에만 4개의 지점이 있고, 2011년에는 네브래스카와 인디아나주에 각각 지점을 한 개씩 더 설치해 총 6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노스케롤라이나, 메릴랜드, 샌프란시스코, 3개 지역에도 현재 지점 설립을 준비 중에 있어 곧 9개 지점으로 확장될 예정에 있다.



그간 세계금융위기로 많은 은행과 투자기관들이 도산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지점을 계속 확충한다는 것은 대손율이 1%에 불과하고 대출의 99%가 상환되고 있어 은행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현지에서도 환영 받고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워런 버핏이나 빌게이츠같은 명사들이 앞 다투어 자기 동네에도 지점 설치를 희망하고 있다고 유누스는 자랑한다.



그라민은행은 미국에서도 방글라데시와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다만 지원 금액만 높이 지원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 운영자들이나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는 그라민은행의 모델은 후진국이나 개도국의 농촌사회 모델로 적합하지 우리나라 같은 중진국 도시형 사회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돌이켜보면 그 제도의 철학이나 깊은 의미를 간과 한데서 온 것이라 추축된다.



현재 불법사채가 만연되고 있는 사태도 알고 보면 모두가 근본적이며 혁신적 대책을 마련 하고자 하는 의식 없는 비전문가들이 미봉책으로 현실을 호도하곤 했던 무책임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본질적 요체는 두 가지다.



첫째는 자금을 충분히,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또 값싸게 모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 둘째는 대출기관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회수기법과 빈곤층의 생존력과 경쟁력을 키워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마이크로크레디트제도는 불행하게도 첫째도 둘째도 모두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관련기관의 경영자들 또한 대부분 비전문가이면서도 창업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붙들고 있어 폐쇄적 성향이 두드러져 신선한 창의를 기대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마이크로크레디트 현황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이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도 발전을 기대 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는 것이다. 차제에 다시 유누스 철학과 시스템에 대한 고찰을 통해 그라민은행의 모델이 우리나라에도 하루 속히 정착되기를 희망해 본다.



 



* “월간 조선” 20126월호에 계제된 기고문 빈곤 퇴치를 위한 마이크로크레디트 시스템(미소금융) 재구축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