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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과 대기업의 미래학적 좌표(3)

사회적기업과 한국 대기업의 미래학적 좌표
(3) 불균형적 세계화 시대의 한국 대기업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이유 


상단_허철부_web.jpg

허 철 부
명지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문화와경영연구소장

현대 한국의 부익부 빈익빈은 18세기 말 영국에서 꽃피우기 시작한 산업혁명의 초기단계에서처럼 상업자본주의에 의한 무자비한 착취에 의한 축재가 아니라 세계화와 한시적 기술우위, 탁월한 틈새시장 전략에 의한 세계적 규모의 이익을 얻은 결과이다.

산업화 초기 기술은 노동집약적인 조잡한 것이어서 임금을 착취해 부를 축적하였으나 지금은 세계화와 정보화, 고도의 기술적 우월성에서 발생하는 짧은 기간의 이익이 경쟁적 우위를 보장해준다. 제한된 기간 내의 경쟁적 우위는 세계적 규모의 이익을 가져다준다. 즉, 현대적 그리고 미래적 경쟁적 우위란, 그 규모는 세계적이나 시한성을 가지고, 또 그것을 준비하려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한 예로 삼성그룹의 매출과 이익의 절대 부분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한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나 수출액이 각각 증권시장의 20%, 한국 수출액의 20%를 넘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삼성전자의 생산, 판매, 영업 그리고 고용의 상당량이 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자본의 과반수가 외국인의 것이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삼성전자는 다국적 기업이며 세계화된 기업으로 국민기업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다. 우리는 민족경제, 국민경제의 좁은 시각에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영활동의 파급효과와 열매가 모조리 국내에 떨어지지도 않고 또 그 과정에 국내 노동자의 기여도는 제한적인 것에 대한 불만도 있으나 새로운 시각도 필요하다. 

산업적 세계화 과정의 치열한 경쟁과 시한성, 뒤따르는 위험을 제대로 읽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항시 위기의식을 가지고 삼성전자 등에 그 의식을 전달한다. 시대의 본질을 제대로 읽은 이 회장은 취임 초 소니의 1/4 규모였던 삼성전자를 약 30년 지난 현재 사세를 역전시켜 소니의 4배 정도로 큰 규모를 지니게 했다. 이에 절치부심한 일부 일본인을 대변하여 일본정부는 세계적 환율전쟁을 일으키고 있으며, 수상 아베는 일본의 군국주의적 여론의 선두에 서기도 한다. 

기술적 발전으로 제조업 노무직, 전통적 사무직의 자동화로 고용감소가 왔지만 이것은 세계화의 특징이다. 미래형 경제학 중 하나인 지식기반경제학 또는 디지털경제학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사양 직종의 감소를 상회할 정도로 소프트웨어 지향의 새로운 직종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이공학은 다분히 하드웨어 지향적이다. 전두환, 김대중 대통령 시절 강조했던 초중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은 소멸했다. 인도 방갈로르 공대를 졸업한 소프트웨어 전공자들이 무조건 미국취업 비자를 받은 뒤 미국의 세계적 기업, 그리고 세계 과학기술의 메카인 실리콘 밸리에서 창업의 기세를 올리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