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보라 도의원 사회적경제 인터뷰
인터뷰: 고재철(한국사회적경제신문 대표)
김보라의원님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1. 오랜 현장 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계를 대표해서 경기도의회에 입성한 1호 도의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의원님의 부드러우면서도 현장출신이 갖는 경험과 전문적인 의정활동으로 사회적경제 분야의 민관 거버넌스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의회에 진출 하게 된 동기와 현재까지 활동한 소감, 향후 계획 등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안성의료생협 활동을 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려면 자발적 주민활동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과 더불어 정치가 이런 주민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후 지원정책들을 만드는 과정과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많은 한계를 느꼈거든요.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특히 사회적경제영역과 보건의분야에서 주민들의 역할이 성장하도록 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 변하고,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행복해 지는데, 정치가 도움이 되도록 직접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2. 초선의 도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도정이나 의회가 향후 개선 보완 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요?
저는 협동조합, 정치는 물론 모든 일들이 사람이 하는 것이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협동조합과 정치는 여러 사람의 뜻을 모아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어서 비슷한 점이 많아요. 둘 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합의점을 찾아내고 함께 실천하는 것의 연속이죠. 다만 정치는 협동조합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합의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같아요. 도정이나 의회가 보다 지역에서 일하는 도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도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3. 경기도가 차지하는 사회적경제의 현재의 위상과 잠재력,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 등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경기도는 사회적경제 규모에 비교할 때 다른 지자체에 비해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이 국가에서 이관된 업무였으며, 경기도 자체 활동은 거의 없었습니다. 올해 4월에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가 설립되어 일부 사업들을 진행했지만, 이도 중소기업지원센터에 위탁을 주어 전문컨설턴트를 제외하고는 공간, 인력 모두 중소기업지원센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의 자발적인 활동은 어떤 지자체보다 활성화되어 양적으로는 물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 훈련된 현장 전문가들과 당사자 조직들의 힘을 경기도가 받아서 함께 경기도 사회적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펼쳐나가야 할 때입니다.
사회적경제기업이 많아지고 성장하면 할수록 경기도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복지, 주거, 교육, 문화, 지역재생등의 다양한 문제들이 해결되어가고 경기도민이 행복해질 것입니다.
4. 최근 여야가 사회적경제 기본법 제정을 국회에서 논의 중인데 기본법 제정에 대한 의견과 경기도의 정책대응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특히 지역 거버넌스의 구축을 중심으로 말씀해주십시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사회적경제 기본법의 중요한 점은 그동안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부처별로 나눠져 있던 것을 하나로 통합해서 육성, 지원한다는 것과 민간의 자율성을 기본으로 하는 거버넌스 구축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에서 이러한 방향의 정책들이 실천되어야 합니다.
가장 우선은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상생과 협력의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사회적경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전문성에 기초한 정책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시군 중심의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정책들이 필요합니다. 원래 사회적경제는 지역에 기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입니다. 경기도는 면적이 넓고 인구도 많으며, 도시, 농촌, 도농복합도시, 어촌 등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어 동일한 하나로 두고 정책을 수립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생활도 시군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때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각각 지원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서간의 칸막이 행정을 뛰어넘어 모든 부서들이 협력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는 우리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경제과에서 다 할 수 없습니다. 어린이 집 협동조합은 사회복지과와 (제가 일했던) 의료생협은 보건소와 업무상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고 사회적협동조합이면서 사회적기업이었습니다.
5. 경기도지역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관내 관련기업들과의 협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 방안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먼저, 재래시장 점주들의 마인드 제고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고객중시의 마인드를 갖도록 지속적인 마케팅 의식개혁 교육이 필요합니다. 또한 공동체 의식으로 SSM 및 대형마트에 대응해야 합니다. 즉, 공동체가 단합해서 가격경쟁력 확보방안을 연구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접근환경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공용주차시설의 경우, 재래시장 매출전표를 통한 확인이 가능하게 하는 등의 우대, 편의가 있어야 합니다. 공동화장실이나 주변환경개선, 위생시설의 지속적인 지원 또한 필요합니다.
6. 문화·예술을 수단으로 하는 사회적경제기업에게 장기적 안정을 통해 성장 시킬 수 있는 제도적방법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문화와 예술의 영역은 형상화되기 이전까지는 무형의 형태이기 때문에 무형의 영역을 유형의형태로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좋은 기획’이 있다면 좋은 부동산과 같은 사회적 가치부여를 해주는 것입니다. 부동산거래 시, 먼저 계약을 하고 매매를 하는 것처럼 국가부처의 해당지원 기관에서 그 영역까지도 인큐베이팅이 가능하다면, 일부 리스크가 예상되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땅속에 묻힌 보물을 캐내는 고부가가치 영역의 산업군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떤 산업도 성사되기 이전에는 모두다 미지의 일들이었으리라는 차원으로 비추어 볼 때, 문화·예술 산업분야의 미 개발영역도 역으로 보면 충분한 실현가치가 있으리라고 판단됩니다. 위험하지만 성공시에 큰 수확이 예상되는 벤처기업의 경우를 문화·예술을 수단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경제기업에 적용한다면 문화·예술 사회적경제기업을 안정·성장 시킬 수 있는 제도적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7. 연말을 맞이하여 사회적경제의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하시고 싶은 희망의 메시지와 한국사회적경제신문 독자 여러분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얼마전 모 방송국 인터뷰 끝에 윤도현의 “흰수염 고래”를 함께 듣고 싶은 노래로 추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노래 가사 중 한 부분을 여러분에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말을 해줘 숨기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 사회적기업의 대표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압니다. 지치실 때도 많다는 것 압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도 있고 지역에서 경기도에서 만나는 사회적기업가들도 있고 여러분들에게 힘이 되고자 노력하는 지원기관 실무자, 공무원, 의원, 도지사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주시는 이웃이 있습니다. 뭐가 힘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함께 해결해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