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취임하셨다. 소감을 말씀해주시면?
‘일자리’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시점에 고용노동부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 지난 두 달 여간 여러 현장을 둘러보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의 가장 큰 염원이 ‘일자리, 특히 좋은 일자리’임을 절실히 느꼈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새 정부의 핵심 과제가 고용률 70% 달성이다. 왜 하필 ‘고용률 70%’인가?
이 질문의 답은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GDP가 3만불이 넘는 국가들의 고용률은 평균 72%이고, 고용률이 높을수록 빈곤층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자리가 성장과 고용과 복지의 선순환을 위한 매개체이고, 그렇기 때문에 고용률 70%는 GDP 3만불 달성과 중산층 70% 복원을 위한 최소한의 목표이다. 선진 경제, 선진 복지국가로 향하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고용률 7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걱정하는 시각도 많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고용률 70%는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에 “고용률 70% 달성이 가능하냐?”며 걱정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면서 고용률 70%를 빨리 달성할 수 있느냐?”를 묻고 그 답을 고민해야 한다.
독일, 네덜란드와 같은 선진국에서도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하여 단기간에 고용률 70%를 달성한 바 있는데, 우리도 경제와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정부 정책을 일자리 중심으로 추진하며, 노사정이 함께 힘을 모으고 국가적 역량을 결집한다면 길은 있고 목표 달성도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청년․여성․장년 등 취업취약계층에게 특화된 고용정책, 장시간 근로와 같이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노동시장의 불합리한 법과 제도 개선 등이 담길 것이다. 물론 사회적기업을 통한 따뜻한 성장도 포함되어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사회적기업에 관해 얘기해보자. 우선 장관께서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기업이 가지는 의미가 뭐라고 보나?
지난 3월 ‘지역 일자리 한마당’에서 만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이 만든 명함지갑이 큰 인기를 끈 덕분에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었다”며 희망메시지를 전했다. 이처럼 사회적기업은 따뜻한 성장을 하면서 취약계층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사회서비스를 충족시키는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인 것이다.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시행된지 6년이 다 되어 간다. 그간 사회적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했나?
「사회적기업 육성법」은 2007년 7월부터 시행됐다. 당시 50개였던 사회적기업이 올해 3월 현재 801개로 약 16배 증가했으며, 사회적기업의 전(前) 단계인 예비사회적기업은 1,836개에 이르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늘어나면서 여기서 일하는 분들도 크게 늘었다. 3월 현재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는 분이 18,925명, 이 중 취약계층이 11,443명으로 2007년에 비해 7~8배 증가하였다.
창조적인 사회적기업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달라.
창조적 사업모델을 발굴하여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도서출판 점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주는 도서를 생산․보급하여 국내 점자도서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소셜벤처 경연대회’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참신한 사회적기업들도 많이 생겼는데,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패션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지원하는 <터치포굿> 등이 주목할 만한 사례이다.
사회적기업의 자생력에 대한 우려가 크다.
사회적기업의 자생력에 대해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재정지원이 종료된 사회적기업의 대부분이 생존하고 있다. 2007~2011년에 재정지원이 종료된 사회적기업은 101개소인데, 이 중 폐업한 곳은 3개소에 불과하다. 다만 사회적기업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당기순이익을 낸 비율이 62.9%, 영업이익을 낸 비율이 14.1%에 그쳐 사회적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정부는 사회적기업의 경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이 솔선해서 사회적기업 제품을 우선구매 하도록 제도를 강화했고, 복합판매소 설치 등 민간부문의 판로개척도 지원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와 협력하여 사회적기업 제품 판매도 돕고 있다. 또한 미소금융이나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통한 대부, 사회적기업 투자펀드 조성 등으로 사회적기업이 경영상 필요한 때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경로를 다양화 해왔다. 아울러 전문인력을 지원하고 경영컨설팅 등을 제공하여 경영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적기업을 어떻게 육성할 계획인가?
정부는 사회적기업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넓히고 자생력을 키우는 등 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먼저 사회적기업의 판단 기준을 확대하여 금융․컨설팅 등을 통해 다른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거나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하려 한다. 또한 사회성과측정지표를 개발하여 사회적기업의 성과와 연계하여 지원을 받거나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인건비 지원은 일자리의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용친화적으로 개편하고, 사업개발비도 성장단계별․유형별로 특화할 방침이다. 얼마 전 우리은행장을 만나 사회적기업 생태계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이처럼 민간 기업의 전문성과 자금력이 사회적기업에 연결되도록 유도하고, ‘사회적기업활성화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여 사회적기업이 안착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