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운명과 한국의교훈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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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운명과 한국의교훈
 
 
운명이라는 단어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었다.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라는 운명론자도 있고 운명은 사람의 힘으로 개척할 수 있다는 운명 극복론자도 있게 마련이다. 운명론자는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는 소극적인 면이 두드러지고 극복론자는 타개와 극복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투쟁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인다. 악성 베토벤은 교향곡 제5번 운명에서 이러한 운명의 모습을 음악을 통해서 그려냈다. 가득 차 넘치는 전투력, 강한 기백, 불굴의 정신을 그려내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고 갈파하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교향곡 중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으로 유명세를 탄다. 문재인대통령도 선거 전에 운명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그의 운명은 확고한 지지 세력인 문빠와 대깨문들이 철통같은 수호신으로 분장하여 부동산실패, 조국문제, 소득주도성장 허구, 일자리 감소 등 국민의 외면을 받으면서도 아직도 청와대는 문제의 핵심을 찾아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와중에 멀리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조직으로 이름을 날리는 탈레반이 정권을 거머쥐었다. 탈레반은 20년 전 뉴욕 무역센타를 무너뜨린 9.11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의 후신이다.

미국은 건국 이래 본토에서 처음으로 벌어진 대참사 앞에 이를 갈며 보복작전을 수행하며 빈라덴을 추격 살해함으로서 알카에다를 해체했지만 이슬람 수니파들은 곧 다시 탈레반을 창설하여 미국에 강력히 대항한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정권을 없애버리려는 미국의 집념은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미군을 주둔시키며 거의 완벽하게 성공한 듯싶었으나 실낱같이 남아있던 탈레반 잔존세력을 완전히 무찌르지 못하고 트럼프시절부터 철수에 들어갔다. 엄청난 전비를 투입하고도 숨만 내쉬던 탈레반에게 아프가니스탄을 통째로 내준 것이다. 

그동안 이프가니스탄 정부는 나름대로 전쟁을 수행할만한 전력을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아 겉으로 나타난 군사력은 탈레반을 능가하고도 남았다. 따라서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정부의 의지만 확고했다면 이런 참사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 미국의 행태는 과거 베트남에서 철수했던 그대로의 데자뷰다. 사이공 비행장에서 처절하게 울부짖던 피난 행렬을 내팽개치고 허겁지겁 도망쳤던 미군들이 이번에는 카불비행장에서 또 한 번 보여줬다. 세계최대 강국 미국의 이미지는 산산이 부서졌다.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의 철수는 철저히 미국의 이해(利害)에만 관련 있다. 트럼프는 처음부터 아메리카 퍼스트를 입에 달고 살았지만 바이든은 세계평화를 우선시하고 동맹국과의 신의를 충실하게 부르짖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혀 달랐다. 미국의 이해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보따리를 싸겠다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미국을 가리켜 많은 이들이 세계경찰이라고 부른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평화를 구가하고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강력한 힘으로 밑 바침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뜻이다. 

미군은 지금 한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에 주둔하며 대만을 감싸고돈다. 한국은 6.25를 겪으며 미국을 비롯한 유엔의 전폭적인 군사지원으로 꺼져가던 나라의 운명을 되돌려 놨다. 지금도 우리는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과의 대결점에 서 있다. 북핵 폐기를 위해서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가지며 협상기술을 뽐냈지만 아무 성과 없이 물러났다. 바이든 역시 성김을 북핵대사로 임명하여 여러 가지 회유책을 쓰고 있지만 김정은에게는 백약이 무효다. 그는 핵을 없애거나 동결하겠다는 의지가 없을뿐더러 더 많은 핵탄두 생산에 열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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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터진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한국과 유럽을 전전긍긍하게 만들고 있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한국과 유럽에서 미군철수는 있을 수 없으며 대만 역시 미국의 안보라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언명했다. 그러나 베트남과 이프가니스탄에서도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다가 결국 손을 뗐다. 6.25전쟁이 터진 것도 에치슨라인을 선포하며 미국의 방위선에서 한국과 대만이 제외되었음을 발표하여 김일성과 스탈린 모택동이 오판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나마 유엔 안보리에서 유엔군 참전을 결의할 때 거부권을 가진 소련이 불참함으로서 16개국의 참전이 가능했으며 3년간의 치열한 전쟁을 정전협정으로 마무리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이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한국 안보에 큰소리를 탕탕 치고 있지만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보여준 행태를 보면 꼭 믿을만한 것인지 의심이 간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스스로 지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워야 한다. 군은 공군과 해군에서 잇달아 터진 여군성폭행 등 군기를 어기는 행위로 불신을 자초하면 안 된다. 한국의 운명은 미국의 도움이 없더라도 문제없다는 각오로 뛰쳐나가야 한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

전대열 기자 /전북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