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많은 기회를 원합니다
권 운 혁
사회적기업 컴윈 대표
2011년 가을이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지자체를 돌며 사회적기업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어떤 목적이 있고,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며 일감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담당자가 한 말. “그런데요. 다른 사회적기업이 와서 ‘그 기업은 이제 살만하니 우리를 도와주세요.’라고 했었던 적이 있어요.” 순간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스쳤습니다. 이제 사회적기업끼리 밥그릇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인가?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고, 후발 사회적기업이 보호받아야 하는 시장에 나는 왜 서 있는가?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사회적 자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어야 하나, 실상은 그렇지 못한 이유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일감이 턱없이 부족하여 사회적기업간의 경쟁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사회적 미션과 생존이라는 자기목적 실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과 달리 정부의 지원과 육성책은 너무 더디다는 것입니다. 행정에 계신 많은 분께서 “사회적기업도 기업이기 때문에 자기 생존을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러나 기업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지원하는 방식은 기업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적기업들은 경쟁을 타개하기 위해 공동영업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생존, 그리고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회적기업이 서로 네트워크를 이루어 경쟁을 지양하고 자기목적 실현을 위해 연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그런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회적기업이 생겨나야 하고 더 많은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서 더 많은 사회적 목적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만들어지고 이를 수행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면 공문 한 장 보내고 마는 식의 지원이 아니라 직접 사업을 만들고 함께 영업해야 합니다.
최근 몇몇 공공기관, 공공서비스와 용역 분야에서 사회적기업 제한입찰 등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좀 더 많은 공공기관이 기회를 주기를 바라며, 민간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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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 높아져 사회적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장의 사회적기업에게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공공기관의 기회 제공이 사회적기업의 결실이 되는 중요한 수단임을 잊지 마시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서 사회적기업이 우리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