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회적경제신문 김인효 기자 | 서울시가 지자체 최초로 ‘외로움’을 의제로 던지고 시민누구도 외롭지 않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외로움 없는 서울(약칭 외·없·서) 프로젝트’를 가동한지 1년여가 지났다. 시민들의 외로움과 고독을 덜어줄 핵심 사업들은 최대 10배가 넘는 실적을 냈고 영국, 프랑스, 중국 등 해외 유력언론사들의 취재가 이어지는 등 전 세계가 서울을 주목했다.
서울시는 17일 오후 2시30분, 성민종합사회복지관(관악구) 내 ‘서울마음편의점’에서는 ‘외로움 없는 서울 1주년 기념 현장 소통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년 추진할 프로젝트 2.0 추진전략을 공유했다.
'‘외로움안녕120’, ‘서울마음편의점’, ‘365서울챌린지’ 등 핵심사업, 목표 최대 10배 넘어서'
‘외로움 없는 서울’ 대표 사업들은 이미 목표치를 훌쩍 넘어서며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선 외로움을 느끼거나 공감 등 도움이 필요할 때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전담콜센터 ‘외로움안녕120’은 올해 상담목표인 3,000건을 약 9.6배 넘은 2만 9,000여건(959%, 4~11월 집계기준)을 기록했다. 올해 4월 시작 후 한 달 반에 3,088건의 상담이 진행되는 등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전체상담 10건 중 7건은 외로움 관련 대화였는데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고 수용하고 공감하는 태도만으로도 많은 위로를 얻었다는 시민들의 반응이다.
시는 스마트폰이나 AI기술 발전으로 사람 간 온기있는 소통 빈도가 낮아지는 것을 우려해 대인상담을 통해 실질적인 외로움 해소하고자 했다.
세상으로 한 발짝 나설 용기를 주는 오프라인 소통공간 ‘서울마음편의점’도 시민들의 이용이 많았다. ‘편의점’처럼 수시로 드나들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간단하게 라면 등 식음료도 즐길 수 있는 ‘서울마음편의점’은 지난 3월부터 관악, 동대문, 강북, 도봉구 4곳에서 운영 중이다.
대상㈜, 풀무원식품㈜이 2억 7천만원 상당의 식품을 기부했고, 삼표그룹은 냉난방기, 정수기, 식기세척기 등 전자제품을 기부하여 서울마음편의점 운영에 참여했다.
올해 이용자 목표인 5,000명의 10배 이상 넘어선 5만 2,020명(1,040%, 4~11월 집계 기준)이 현재까지 ‘서울마음편의점’을 찾았으며 영국 ‘BBC’, ‘가디언’을 비롯해 프랑스 ‘르 몽드’ 등 해외 유력 외신들이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외로움과 고립 등 정서적 어려움이 몸 건강까지 해치지 않도록 일상 속 활력을 불어넣는 ‘365 서울챌린지’도 순항 중이다. 따릉이 타보기, 서울둘레길 걷기 등 일상 속 크고 작은 미션을 수행하는 챌린지로 올 한해 1만 7,500여 명(2개 기수)이 함께했다.
특히 ‘365 서울챌린지’는 서울시 정책에 공감한 민간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별도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 것이 특징. 총 5만명을 목표로 한 ‘공동챌린지’에는 현재까지 7만 6,000여 명이 참여했다.
‘교보문고’와 함께한 ‘마음여행 독서챌린지’는 지정된 도서를 함께 읽고, 인상 깊거나 마음에 와 닿는 글귀를 앱을 통해 기록하고, 공유하는 챌린지로 5회 누적 4만 4,834명이 참여했다.
‘당근마켓’과 했던 ‘한강 보물찾기런’은 이웃과 한 팀을 이뤄 한강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이벤트다. 4~5월 진행, 2,060명이 참여했는데 자연스럽게 이웃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추석 연휴, 우아한 형제들과 함께한 ‘상다리 부러찜 이벤트’는 배달의민족 어플 내 픽업 할인 쿠폰을 제공해 자연스러운 외출을 유도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힘을 보태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었다.
사회활동과 교류를 통해 고립과 외로움 문제를 완화하는 ‘서울연결처방’에도 실인원 총 827명(연인원 5,970명)이 참여했다. ‘서울연결처방’은 의사가 환자에게 사회활동을 ‘처방’하면 활동가(링크워커)가 맞춤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영국형 모델을 참고해 서울형으로 개발됐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24개 기관이 고립·은둔가구를 발굴해 마음건강을 지키고 사회관계망을 회복할 수 있도록 문화 처방, 체육 처방 등의 매개 활동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외에 ‘자치구 마음상담소’도 지난해 11개소에서 올해 16개소로 확대 운영해 시민들의 마음을 꼼꼼하게 보살피고 있다. ‘자치구 마음상담소’는 1급 정신건강전문요원, 임상심리전문가, 상담심리사 등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심리상담기관으로 지역 내 고립은둔 장년과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서울시민이 제공받은 상담건수는 총 19,818건이다.
'英 BBC·가디언, 中인민일보, 佛 Le Monde 등 외신 주목, 해외도시 벤치마킹 이어져'
‘외로움 없는 서울’에 대한 관심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이어졌다. 영국 가디언지는 “형식적 서비스에서는 자주 놓치는 진정한 인간적 연결 상징 공간”이라고 평했고, 중국 인민일보는 “서울시 시스템은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따뜻한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고, 더 많은 개인이 사회의 온기와 지지를 느끼는 방법”이라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5월 싱가포르 유력 영문 일간지 스트레이츠 타임스 (The Straits Times) ▴7월 영국의 진보성향 대표 일간지 가디언지(The Guardian ▴8월 영국의 공영방송사 BBC ▴10월 중국 최대 일간지 인민일보 ▴12월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 몽드 (Le Monde)지가 외로움 없는 서울을 보도했다.
지난 10월에는 이스라엘 사회복지부 차관이, 12월엔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주정부가 서울시의 외로움 고립 은둔 예방정책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 방문하는 등 해외도시의 관심도 뜨거웠다.
'내년에는 고독사 비율, 외로움 해소 사업 참여률 높은 ‘중장년층 맞춤형 사업’ 확대 추진'
한편 서울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외로움 없는 서울 시즌 2’는 중장년을 핵심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4년 연령대별 전국 고독사 사망자 중 60대 비율이 32.4%(1,271명), 50대 30.5%(1,197명)이었다.
실제 지난 1년간 40~64세 중장년층의 정책참여 비율은 ‘외로움안녕120’은 71.1%, ‘365서울챌린지’는 51.9%, ‘서울연결처방’은 42.3% 등 타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소통과 치유를 위한 대표공간인 (가칭)서울잇다플레이스를 신규조성(성동구 소재)하고 서울마음편의점도 현재 4곳에서 자치구별 1곳씩 총 25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잇다플레이스’ 는 외로운 시민들을 위한 소통 장소를 제공하고, 사회적처방 등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서 특히 중장년을 위한 핵심 플랫폼 역할도 담당할 예정이다.
고립은둔 경험시민들은 “집에서만 생활하니 더 우울하다”, “집에서 나와도 갈 곳이 없다”, “나의 상태를 잘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등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서울시는 (가칭)서울잇다플레이스 조성 등을 결정했다.
한편 현장 소통간담회에는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외로움안녕120 콜센터 상담사, 서울마음편의점 이용시민 및 담당자, 모두의 친구 치유활동가, 아름다운 동행가게 참여업체 대표, 시민홍보단(청년기자)등 7명이 참여해 그간 경험한 사례들과 현장의 의견을 공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로움은 더이상 개인이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한다는 사명으로 시작한 ‘외로움 없는 서울 프로젝트’가 이웃과 여러 후원자의 도움으로 체감할 수 있는 따뜻한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며 “시즌2는 우리 사회를 든든히 지탱해 온 중장년층의 외로움에 더욱 귀 기울여 ‘진정으로’ 누구도 외롭지 않은 도시, 외로움 없는 서울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