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사상 최고 선인세로 일본 수출”
김수현 신작 에세이, 2억 원이 넘는 선인세로 일본 수출 확정! K-에세이 열풍의 정점 찍어
김수현 작가의 신작 에세이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다산북스)가 2억 원(2천만 엔)이 넘는 선인세로 일본에 수출이 확정되었다. 기존에 한국 출판 사상 최고가로 일본에 수출된 책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로, 선인세는 2천만 원(2백만 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기존의 기록을 무려 열 배 이상 경신한 것. 일본의 주요 출판사 20곳 이상이 오퍼를 신청할 정도로 판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한국 에세이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이미 검증됐기 때문이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시작된 일본 출판시장에서의 선전이 에세이 분야로 옮겨붙었고, 김수현 작가의 전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일본 에세이 분야 1위를 차지하며 2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등도 일본에서 좋은 판매 성적을 올리며, K-에세이의 붐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거액의 선인세를 지불하며 일본 출판물을 일방적으로 수입만 해온 한국이었기에, 이번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의 수출 소식에 출판업계 전체가 반색하고 있다. 이 책 한 권만의 특수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본 출판시장 자체가 활짝 열렸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 에세이가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에, 작가들에게도 글로벌 시장에서 읽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문학이 세계 시장에서 작품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읽히는 에세이들은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하고 있기에 앞으로 더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K-POP에 이어 국내 출판물도 거대한 한류의 붐을 일으킬 준비를 마친 셈이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가 한국에 출간되자마자 일본 독자들은 김수현 작가의 SNS 계정에 “일본에서는 책이 언제 나오는 거냐?” “새 책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등의 문의 글과 응원 글을 남길 정도로, 김수현 작가는 이미 일본에도 팬덤이 형성되어 있다. 다산북스 한승빈 저작권팀장은 “일본 유명 소설가의 저작권이 수억에 한국에 팔리며 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으던 것에만 익숙해진 우리에게 K-출판의 시대가 올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K-에세이 열풍의 의미를 밝혔다.
실제 일본 독자의 반응을 보면, 책을 읽고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식의 리뷰가 가장 많다. 각자의 개성은 뚜렷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보편적인 한국 에세이가 일본 독자들에게 제대로 먹힌 것이다. 원고 퀄리티는 물론 책 만듦새까지 일본 출판을 다 따라 잡았다는 게 최근 출판계의 인식이기도 하다.
코로나 시대,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 안방을 접수한 한국 드라마에 이어 한국 출판물도 일본 서재를 접수할 준비를 마쳤다. 머지않아 출판시장에서도 수입과 수출이 엇비슷하게 이뤄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kjc816@ksen.co.kr 김인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