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119레오’((REO·Rescue Each Other)가 업무 중 발생한 암 등을 투병하는 소방관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했다.
119레오는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소방안전협회에서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와 함께 소방관 공상인정 돕기 기부금 전달식을 갖고 지난해 펀딩 모금액과 판매 수익금 등 1908만원을 전달했다.
119레오는 소방관들이 입던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해 가방 등 패션소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청년 사회적기업이다. 판매수익의 50%는 공무 중 발생한 암이나 백혈병 등으로 투병하고 있어도 상해로 인정받지 못한 소방관들에게 기부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소방관이 재직 중 암·종양 같은 희귀질환에 걸려도 국가로부터 공상을 인정받기 어렵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151명의 암 투병 소방관 중 단 2명만이 공상을 인정받는데 그쳤다. 소방직무와 질병의 연관성을 소방관이 스스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소방관 개인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119레오는 이같은 처지에 놓인 소방관에서 소송비를 지원해왔다. 총 3410만 7750원의 기부금은 초기 소송비로 쓰였고, 그 결과 최근 2년 간 2건의 소송에서 승소, 공상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119레오 이승우 대표는 소방관 권리 보장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매월 한 명씩 연간 12명의 소방관을 후원하고, 1년에 1회 이상 기업과의 콜라보를 통해 소방관과 함께하는 문화 행사를 기획하기로 했다. 또 5개 시도 본부에서 방화복을 공급받는 시스템을 구축, 연간 20톤 이상의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한다는 계획이다. 이승우 대표는 “많은 분들이 저희의 뜻에 동참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 덕분에 지난 2년 동안 모은 모금액 보다도 더 큰 금액을 기부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소방관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함께 나아가는 119레오가 되겠다”고 말했다.
황인규 기자 ksen@k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