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 투자, 오히려 생태계 교란시킬 수 있어"

  • 등록 2019.11.15 18: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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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소셜벤처 영역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양적성장에 따른 한계와 단점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적절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팩트투자와 소셜벤처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혼란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보다,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정책적 대안이 필요합니다.”

소셜벤처에 대한 양적 투자는 늘어났지만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회혁신 사업을 펼치는 소셜벤처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투자가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가 주최한 좌담회에 참석한 임팩트투자 관계자들은 이같은 부분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이사는 “정부정책으로 인해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투자가 늘어날 경우 소셜벤처 생태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 대표에 따르면 정부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기조에 의해 소셜벤처 영역은 최근 2년 간 급성장했다. 지난 10년의 성장량보다 최소 10배 이상 성장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소셜벤처에 대한 일반투자가 늘어났지만, 소셜벤처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공감해서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게 도 대표의 설명이다.

도 대표는 “단순한 투자개념으로 들어오기에 소셜벤처는 일반 영리기업과 다르다”고 강조한 뒤 “사회적가치 측정에 대한 검증과 검토가 반드시 함께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소셜벤처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춰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억 이하의 최초 지원금과 10억 이상의 투자는 늘어났지만 현장에서 필요한 2~5억 규모의 중간단계 투자가 부족하다”며 “전문 인력도 키우고, 민간영역에서의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도 소셜벤처 투자에 대해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임팩트투자와 소셜벤처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탓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임팩트투자는 다양한 영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투자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소셜벤처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기업에 장지적으로 물적 지원을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임팩트 투자와 소셜벤처에 대한 혼동은) 물론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지만 그 이전에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며 “정책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셜벤처 영역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쏠림’을 막기 위한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시장에서 (투자)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재 시장에서는 2~5억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고 펀드는 30억정도의 규모가 적절한데 반해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셜벤처 관계자들은 소셜벤처의 내실을 다질 때라고 입을 모았다. 소셜벤처가 영리기업과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정부도 창업생태계 조성에 무게를 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최근 영리기업이 사회공헌이라는 이름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소셜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 사회문제를 비즈니스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소셜벤처의 역량을 강화해야 하고, 소수의 창업자만이 아닌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가치에 동의하는 다양한 전문가가 양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엿다.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는 “소셜벤처 내부의 상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셜벤처의 목적, 즉 사회문제 해결은 한순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을 전제하고 “재무적 성과가 여전히 중시되고 있는데 소셜벤처 당사자들의 상상력을 억누를 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할 수 있는 ‘창업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변윤재 기자 ksen@ksen.co.kr
관리자 기자 kjc816@k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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