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판히섬 축구장 이야기 (Panyee FC 의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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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판히섬 축구장 이야기(Panyee FC의 실화)

우리 동네 아이들은 축구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축구를 하지는 않는다. 축구를 하고 싶어도 공간을 찾아보기 힘든 작은 수상 가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라 할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의 제안으로 축구팀을 만들게 되었는데 경기장이 없어 축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축구장을 만들기로 하고 학교가 끝난 후에는 나무 조각이나 어선 뗏목을 모아 묶었다. 드디어 울퉁불퉁하면서 흔들거리기도 하고 못이 여기저기 박힌 경기장이 생겼다. 공이 물에 자주 빠져 저희도 덩달아 물에 빠진다.

경기장에서 축구를 하다 보니 미끄럽고 젖은 곳에서 움직이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고. 작은 경기장 덕분에 발놀림이 좋아졌다. 어느 날 단 하루만 열리는 축구 토너먼트 경기 소식을 전단지로 접하게 되었는데 우리의 실력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경기에 나가기로 결정했다. 마을 사람들이 새 유니폼과 축구화를 사 주었고 응원까지 와 주었다. 경기장에 들어선 순간 긴장이 되었지만 경기가 시작되면서 우리의 실력이 생각보다는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무로 만든 경기장에서 이런 실력을 기른 것이다. 큰 골대는 우리의 작은 골대보다 골을 넣기가 훨씬 쉬워 준결승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준결승부터는 뛰어난 팀이 많고 비까지 내려 힘든 경기가 이어졌고. 축구화에 물이 가득 차 스피드를 낼 수 없었다. 전반전이 끝났을 때 2점이나 뒤졌다. 너무나 실망스러워 나머지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으며. 결단이 필요했는데 우리는 젖은 축구화를 벗어던지고 맨발로 경기를 뛰기로 했다. 맨발 경기가 발도 훨씬 가볍고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

여기에  동점까지 만들었으나 끝나기 직전에 실점을 하였고. 실망은 했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마을 사람들도 우리를 자랑스러워 했으며. 그 후로 축구는 Panyee 마을의 최고 운동이 되었고 못이 안 박힌 운동장도 생겼다.

 

kjc816@ksen.co.kr 고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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